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연이어 출석하며 관심을 모았던 국정감사는 결국 한 편의 쇼로 끝났다. 김종철(사진) 정의당 대표는 “검찰 개혁이 이젠 그저 ‘파워 게임’으로 국민들에 인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27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의 시작은 검찰의 권력을 분산시키고 ‘제 식구 감싸기’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윤 총장이 조국 전 장관을 무너뜨리고 정권에 타격을 주려고 했다’는 등 여당이 윤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흘러가는 양상이라 국민들은 정치혐오감이 들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윤 총장의 퇴임 후 정치 가능성에 대해선 “보수파 지지를 더 얻겠지만, 국민의 삶을 총체적으로 비추는 것으로서의 정치적 단련은 안 돼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취임 17일째, 서울대 경제학과 90학번으로 재학 시절 민중민주(PD)계열 학생운동을 했던 70년생 김 대표는 진보 정당에만 20년간 몸 담다 ‘포스트 심상정’이란 명패를 달았다.

김 대표는 “가장 큰 부담은 너무 걸출했던 노회찬·심상정 다음이라는 것”이라면서도 “심 전 대표는 출중한 분이었지만 어쩌면 나보다 과감하지 않은 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 대표는 후보 시절부터 기본자산제와 보편증세, 연금 통합 등 과감한 진보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복지를 위해 최상위 층만 세금을 더 많이 내라고 하는 건 시원하긴 하지만 정말 갭을 매꾸려면 보편 증세가 필요하다”며 “연금개혁 역시 공무원과 전교조에서 비판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주장한 이유는 솔직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또 “노동 유연화를 위해 노동계와 협의에 나설 것”이라며 “다만 해고 노동자 재취업 보장·노동자 이사회 편입·산(업)별노조 협약의 전국 적용 등의 전제조건들이 해결됐을 때의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이른바 ‘진보의 금기’를 깨는 정책들을 제시하며 집권여당에 대해선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국민의힘을 ‘알리바이’삼아 정치를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도 가시돋힌 평가를 했다. 이 대표에 대해선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 판결을 내렸으면 과감하게 ‘폐지하자’고 나서야 하지만 종교계를 의식해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다”며 “애매한 포지션으로 계속 ‘국무총리식’정치를 하면 민주당 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차라리 이 지사는 최대한 현실을 바꿔보겠다며 과감하게 얘기할 줄 안다. 그러니 당내 기반이 적어도 여론의 호응을 얻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것이 대통령이 되기 위한 프로젝트인지, 아니면 내면에 가진 신념의 발로인지는 좀 더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관해 “종합부동산세를 정권 초기부터 강화했었어야 한다”며 “시기를 놓쳐 집값을 올려놓고, 집을 못 사는 30%를 위해 공공주택, 또는 주거보조비 정책을 펴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내년 서울 시장 재·보궐 선거에 대해선 그는 “민주당이 후보를 내든 안 내든 정의당은 끝까지 가고 정당한 지지를 얻을 것”이라며 “서울시장 선거공약팀을 설치하고, 부동산 주거문제를 해결할 선명한 정책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현정·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