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언급하자 야당 쪽에서 고성·야유
대통령 입장할 땐 국민의힘 의원들 특검 시위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 연설동안에는 총 26번의 박수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대부분 야당 쪽을 바라보며 연설을 이어갔지만 야당 의원들은 냉랭한 분위기로 대응했다.
문 대통령은 28일 국회를 찾아 오전 10시 3분께부터 입장해 연설을 시작했다. 연설 시작 전부터 끝나고 나서까진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26번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문 대통령이 국회를 찾는 것은 지난 7월 16일 21대 국회 개원연설 이후 104일 만이다. 2017년 취임 후 4년째 매년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대통령 입장 전부터 청와대 경호원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수색한 점과 관련해 항의했다. 박 의장은 "사실확인 후 합당한 저치를 할 것이란 말씀 드린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연단에 선 후에도 고성과 특검 요구 구호가 지속되자 박 의장은 야당 의원들에게 “대통령의 시정연설 온 국민이 지켜보는데 야당도 예의 갖춰 경청해달라”며 진정시켰다.
문 대통령은 연설 내내 대부분 야당 의원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중에서도 협치와 입법과제 관련 부분 연설을 이어갈 때 야당 의원들에 호소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 쪽에선 고성이 나왔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3년 반의 시간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바꾸어가는 도전의 시간이었다"며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다시 대화가 중단되고 최근 서해에서의 우리 국민 사망으로 국민들의 걱정이 크실 것이다. 투명하게 사실을 밝히고 정부의 책임을 다할 것이지만 한편으로 평화체제의 절실함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강조할 땐 야유가 쏟아졌다.
문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고 나오는 순간엔 지지자들이 응원해 이목을 끌었다. 10여명의 여성들이 '문재인 대통령 존경합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대통령을 향해 환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 국민의 힘 의원들이 라임·옵티머스 특검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 |
한편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전 9시께부터 문 대통령이 입장한 오전 9시 40분께까지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특검 촉구 결의대회를 하기도 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마이크를 잡고 “국민의 요구 특검법 당장 수용하라, 특검법 거부하는 민주당은 각성하라” 등을 선창하며 국민의힘 의원 전원은 ‘나라가 왜이래!’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이어갔다. 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입장할 때까지 양 쪽 줄에 서 피켓을 들고 “(특검을) 수용하라”고 반복해 외쳤다. 마스크를 낀 채 입장한 문 대통령은 이내 옅은 웃음을 지으며 본청 안 쪽으로 이동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2021년도 예산안 설명을 위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도착하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중대재해기업차벌법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 |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문 대통령 차가 내리는 본청 입구 앞 야외에서 중대재해기업차벌법 촉구 1인 시위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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