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정치 운운, 재보선 비용 830억도 부담하라”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국민의당은 29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가닥을 잡은데 대해 “이것이 민주당식 책임 정치의 민낯”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내기 위해 당원투표를 하겠다고 나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늘 입으론 도덕과 정의를 외치며, 언행이 일치하지 않았던 민주당이기에 충분히 예견은 했으나, ‘책임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후보자를 공천하겠다’라는 대의명분은 참으로 비루하고 가당치도 않은 토악질”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왜 우리가 내년에 830억 원의 혈세를 들여서 보궐선거를 해야 하는가. 도대체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은 누구인가”라며 “민주당 소속의 전임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이 발단이 돼 결국 국민의 혈세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당헌 제96조 2항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은 아니다”며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당원 투표를 이주 주말 이틀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
홍 수석부대변인은 “민주당에게 상식이라는 것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할 일은 당원 투표가 아니라 대국민 사과가 돼야 한다”며 “공당이니 선거를 통해 심판을 받겠다는 가죽피리 같은 소리는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우리 정치를 희화화 시키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무책임한 전임 시장들의 범죄행위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마당이니 더 이상 책임정치 운운하지 말길 바란다”며 “차라리 민주당 수준에 맞게 1500만 명이나 되는 대도시 서울과 부산의 시장직을 포기하기가 아까워 염치 불고하고 후보를 내겠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또, “어차피 스스로 만든 당헌까지 폐기하며 후보자를 내겠다는 민주당이니 이 정도의 고백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끝까지 공당으로서의 책임정치 운운하고자 한다면 보궐선거에 투입될 선거비용 850억까지도 민주당이 확실히 부담해 주기 바란다”며 “이것이 진정한 언행일치이자 책임정치가 아니겠는가”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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