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단 인물난·방향성 설정 고심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장시찰에서 진선미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심차게 띄운 ‘미래주거추진단’(이하 추진단)이 출발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추진단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에서 새로운 접근을 시작하겠다’는 이 대표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으나 인물난과 방향성 설정에서 고뇌에 빠진 상황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추진단 발족을 본래 지난 27일에서 다음 달로 미룬 이유가 ‘주요 의원들의 합류 거절 표명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국토부 소속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 체제에서 늘어난 임시기구로 인해 추가로 일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 거절했다”며 “저 말고도 거절한 의원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중진의원 역시 “진선미 추진단장이 상임위 별로 부동산 정책에 관심을 가졌던 의원들에게 연락하고 있다고 들었지만, 구성이 쉽지 않다고 알고 있다”며 “당내 기구라는 한계가 분명한 추진단에 누가 들어가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추진단의 내용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추진단장인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은 지난 27일 브리핑에서 “주택이 투기나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일과 후 가족과 일상의 행복을 나누는 공간이 되도록 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진 의원의 브리핑 내용을 봤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더라”며 “아직 출발하기 전인 추진단이라 조심스럽지만, 방향성과 구체성 둘 다 없는 것 같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추진단 구성이 난항을 겪으면서 짧은 시간 내에 성과를 내야 하는 이 대표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추진단에서 현장 방문과 전문가 의견을 듣겠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을 만들고 패러다임을 바꾸기에 100일이라는 시간이 현실적으로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짧은 임기 내에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이 대표의 부담이 당내 임시기구를 늘리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전반을 아우를 것’이라고 공표한 미래주거추진단은 다음 달 5일 출범할 예정이다. 김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