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구원·홍남기와 설전 벌이기도…이낙연 저격은 줄어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가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 1년 소부장 기술독립 실현! 소부장 육성방안 경기도 정책토론회'에서 정성호 국회 예결위원장과 논의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내년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을 정한 가운데 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해당 사안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당내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적극적으로 내던 과거와는 다소 달라진 모습이다. 대신 정책 메시지로 지지층을 끌어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지사는 아직까지 민주당의 서울·부산 시장 후보 공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지사는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전직 대통령 잔혹사가 되풀이 된 것은 법질서의 최후 수호자인 검찰이 권력자의 입맛에 따라 부정의를 정의로 둔갑시킬 수 있었고 권력자가 이를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필두로 한 검찰에 대한 의견만 있을 뿐, 내년 있을 재보궐 선거에 사실상 후보를 내기로 한 이 대표 결정에 대한 논평은 내지 않은 상태다.
이는 지난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처음 재보궐 선거에 대한 이슈가 터졌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시 이 지사는 여당의 책임지는 자세와 국민 신뢰를 강조하면서 “정말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기본적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차례로 낙마하면서 중요한 자리인 서울·부산시장에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정치인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려고 손실을 감수한다. 정치는 어떠하나. (재보궐 공천을 하게 되면) ‘또 거짓말 하는구나’ (하며 국민들이) 안 믿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가 이 지사의 발언을 두고 “지금 저렇게 모두 답변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며 비공식적인 함구령을 내렸다. 이 지사는 바로 “내 의견을 주장하고 관철하려고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의사는 없다”며 ‘무공천론’을 철회했었다.
지난 7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시 당 대표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청에서 간담회를 가진 뒤 집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
이낙연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에는 달라졌다. 이 지사는 당의 크고 작은 사건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당 현안에 대한 주장이 대권 레이스 경쟁자인 이 대표에 대한 지나친 견제로 비춰질까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대신 ‘기본 시리즈’, ‘지역 화폐’ 등 적극적 정책 행보를 걷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역화폐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보고서를 낸 조세재정연구원, 기본소득 도입을 반대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 대표를 겨냥한 거친 목소리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이재명계’라고 불리는 원내 한 의원은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정책을 과감하게 펼치는 ‘SNS 정치인’”이라며 “지금과 같이 정책적 선명성을 유지하며 의원들이 이 지사쪽으로 기울기를 기다리는게 절대 (이 지사에)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 역시 최근 “7월 재보궐 얘기는 하지 않았어도 될 이야기”라며 “이 지사의 정책통은 다름 아닌 이 지사 자신인만큼 도정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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