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99만원 아이폰XR, 6개월 만에 3만원 헐값 됐다!”
애플이 2018년 출시한 ‘아이폰XR’의 실구매가가 3만~26만원대로 떨어졌다. 애플의 첫 5G(세대)폰 아이폰12 출시와 함께 KT가 구형 제품인 ‘아이폰XR’의 공시지원금을 50만~70만원대로 크게 올렸기 때문.
아이폰XR은 출시 직후부터 올해 초까지 ‘짠물 지원금’으로 실구매가가 9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출고가 인하와 공시 지원금 인상이 연달아 이어지면서 2년 가까이 90만원대였던 실구매가가 6개월 만에 뚝 떨어졌다.
애플도 아이폰12 출시와 함께 ‘아이폰XR’ 자급제 모델 출고가를 69만원으로 크게 낮췄다.
반면 최고가 요금제를 가입해도 아이폰12(기본 모델)의 실구매가는 80만원대 달한다.
자급제 스마트폰이란 이동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제조사 홈페이지, 오프라인 유통채널, 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하는 스마트폰을 말한다. 구입 후 약정 기간 없이 통신사와 요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아이폰XR.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
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애플의 ‘아이폰XR’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배 이상 상향조정했다.
요금제별로 ▷22만→50만원(월요금 3만3000원) ▷31만7000→58만9000원(월요금 4만9000원) ▷44만→70만원(월요금 6만9000원) ▷48만1000→73만7000원(월요금 8만9000원)으로 공시지원금을 올렸다.
현재 이통사에서 판매되는 아이폰XR의 출고가는 84만1500원(64GB).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월 사용료 6만9000원짜리 요금제 사용 시, 공시지원금과 유통채널의 추가 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 이내)을 합한 실구매가는 ‘3만6500원’이다. 기존에는 해당 요금제에 44만원의 공시지원금이 책정돼 실구매가가 33만5000원이었다.
최저가 요금제에서도 공시지원금이 50만원에 달해, 실구매가가 26만6500원에 불과하다.
‘아이폰XR’은 애플이 2018년 아이폰XS·아이폰XS맥스 시리즈와 함께 선보인 ‘보급형’ 모델이다.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6가지의 다양한 색상이 강점이다.
아이폰XR은 지난 2018년 출시 이후 2년 가까이 실구매가가 90만원대에 달했다. 아이폰XR의 최초 출고가는 99만원. 올해 초까지도 최대 공시지원금이 10만원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출고가 인하와 공시지원금 인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 5월 아이폰XR의 출고가를 84만1500원으로 인하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3만~10만원대였던 공시지원금을, 22만~55만원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KT가 추가적으로 공시지원금을 인상하며, 6개월 만에 실구매가가 90만원에서 3만원대로 떨어졌다.
KT의 공시지원금 인상은 애플이 지난달 ‘아이폰12’ 공개와 함께 자급제 아이폰XR의 가격을 69만원(64GB)과 76만원(128GB)으로 낮춘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자급제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낮아지자 이통사가 공시지원금을 올려 ‘재고떨이’에 나선 것이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