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좋은 표현 아니지만 발언 이해가”
홍문표 “국민 교육 받으라니 말이 되나”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및 소관기관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는 성인지 감수성 교육 기회’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와 관련해 “입으로 얘기하기 부끄러운 얘기다. 어떤 발상으로 이런 생각이 나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용단을 내려서 (이 장관을) 파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어려운 경제난 속에서 국민 혈세 838억원이 들어가게 만드는 것은 근본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 교육을 받으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홍 의원은 “이 장관의 실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게 말이 안 된다”며 “서울·부산 시장 후보를 못 낸다는 규정을 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에 만든 것이다. 이를 뒤집고 당·정 차원에서 상식 이하의 얘기를 논쟁하고 있으니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이가 없어서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기가 막혔다”며 “이정도 파문을 일으키고 어떻게 국정과 여성 문제를 다루겠나. 스스로 그만두는 것이 가장 빠르다. 대통령께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의를 빠르게 반려시킨 것 처럼 빠른 (파면) 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6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연합] |
이에 설훈 민주당 의원은 “그 발언 자체는 적절한 발언이 아니고 표현 자체도 좋은 표현 아니었다”라며 “하지만 장관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설 의원은 “이 장관의 표현은 성인지에 대한 국민적 인식 자체가 낮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이 왔다는걸 강조하기 위해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이라며 “성폭력 문제를 자꾸 정쟁화하는 것은 별로 마땅치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장관은 전날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치러지게 된 내년 4월 보궐선거에 대해 “큰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 국민 전체가 성 인지감수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장관은 논란이 계속되자 전날 오후 예결위 답변에서 "피해자에게 송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성인지 교육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에 압도돼 그런 표현을 한 것으로 오해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저부터도 피해자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보려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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