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9일 새로 꾸려질 바이든 당선인 정부가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북 제재 완화와 비핵화를 바로 등가교환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를 미국이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오히려 클린턴 행정부의 적극적 관여정책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바이든 당선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햇볕정책을 지지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반도 문제가 새 정부의 우선순위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아무래도 지금 바이든 당선인은 국내 문제에 집중해야 될 것"이라며 "코로나 문제부터 경제회복이나 대외 문제에 관심을 갖더라도 미중 문제와 이란핵합의의 복원, 터키 시리아 문제 등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그러면서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처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서 (싱가포르 선언을)한 것을 일방적으로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걸 이어서 진전시켜나가는 것이 바이든 철학에도 맞지 않나 싶다"고 바이든 당선인의 트럼프 대통령 대북 정책 지속성을 시사했다.

그는 "바이든 당선자는 비핵화를 진전시키는 실제 전략의 일환으로써 김 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표현했다"며 "이번에도 비핵화를 전제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핵능력을 감소시키는 데 동의한다면 만난다, 이렇게 유연성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선 '영변 핵시설 폐기'라는 카드를 의미있게 봤다. 그는 "제재완화 문제와 비핵화를 등가교환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원래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는 북에 대한 체제 인정, 북미 간 외교 관계 복원, 그리고 평화협정으로의 전환과 맞물렸을 때 완전하게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영변 핵시설이 가짜고 깡통밖에 없다는 비판도 있지만 최종 목표를 합의한다면 단계적으로 당연히 의미 있는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영변핵시설 폐기가 김정은 위원장이 제시한 것은 미국 핵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돌이킬 수 없도록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말 받아도 낼 수 있는 중요한 문제고 제가 크리스토퍼 힐과도 얘기해봤더니 자기도 받았어야 된다, 이렇게 말하더라"고 회상했다.

송 위원장은 말을 아끼고 있는 북한에 대해선 "'깡패' 등의 말을 하지 않고 조심하고 있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북한 입장에서는 게속 기다리기가 여러울 정도로 상황이 긴박하다. 코로나·수해피해·경제 제재로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서 계속 사인이 없다면 SLBM을 발사하든지 추가적 돌발행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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