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도 두차례 방문…북한 비핵화 원칙 확고
“비핵화 진전 없인 움직임無…외교정책 변화 불가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를 선언하는 연설을 마친 뒤 부인 질 바이든 여사(오른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두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바이든 당선인의 한국과의 인연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지한파’로 분류되는 바이든 당선인은 과거 상원의원과 부통령을 지내면서 한국을 세 차례 방문했다.
그의 첫 번째 한국 방문은 지난 1998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시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자격으로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특히, 2001년 8월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방한했을 당시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넥타이를 바꿔 맨 일화가 유명하다. 그가 청와대 오찬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넥타이가 아주 좋아보인다”고 하자 김 전 대통령이 “넥타이를 바꿔매자”고 즉흥적으로 제안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방한 당시 13~19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기도 했다.
부통령 재직 중인 2013년 방한 때는 직접 손녀를 데리고 또다시 DMZ를 돌아봤다. 그는 그 자리에서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비핵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정홍원 전 국무총리와의 면담 외에도 이례적으로 연세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책연설을 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 2008년 7월 미국 상원외교위원장실에서 바이든 당선인과 독대를 했던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상당히 합리적이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동시에, 가족사를 보면 가족에 대한 애틋함과 사랑이 강하다”며 “한미 동맹을 어떻게 잘 이끌어 갈 것이냐, 한미동맹을 돈독히 하자는데 관심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박 의원은 한미의원외교협의회 단장 자격으로 바이든을 만났었다.
박 의원은 특히, 우리나라 외교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한미관계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신(新)냉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미국과 동맹국으로서 협력하는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시절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장관과 카운터파트너로 일했던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역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문재인 정부의 적응기가 혹독할 수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없이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니 블링컨 전 장관은 바이든 캠프의 외교안보 핵심참모다.
조 의원은 “토니 블링컨은 굉장히 지적이고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북핵은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에 충실한 사람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는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강경화 장관이 미국으로 간 것 역시 사람들을 만나서 인사하는 성과는 있겠지만, 외교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트럼프가 불복하는 상황에서 외교장관이 폼페이오를 만난 직 후 바이든 캠프 인사를 만나러 달려가는 것이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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