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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마음은 반중(反中)인데 입맛은 친중(親中)’.
중국을 싫어하지만 중식이 입맛에 맞을 때 쓰는 일종의 신조어다. 게임에서도 이러한 ‘편식’이 통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체 게임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건수 10위권 내에 중국 게임이 적잖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중국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중국 내 게임 서비스 제공 허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과 사뭇 대조적이다. 한국과 중국 게임사간 희비가 교차되는 모양새다.
10일 국내 최대 빅데이터 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체 게임 앱 신규 다운로드 건수 10위권 안에 중국 게임 2개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4위는 중국 킹스그룹 홀딩스의 ‘S.O.S.: 스테이트 오브 서바이벌’, 5위는 미호요의 ‘원신’이었다. 한국의 전통의복 한복을 중국의 ‘한푸’(한족의 전통의상)라고 소개하며 ‘한복 공정’ 논란에 휩싸인 중국 페이퍼게임즈의 ‘샤이닝니키’도 11위에 올랐다. 지난달 29일 서비스를 개시한지 불과 3일만에 21만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한 덕분이었다.
중국 페이퍼게임즈의 샤이닝니키. 한복을 중국의 전통의상 한푸로 소개해 논란을 빚었다가 최근 돌연 게임 서비스를 중단했다. |
샤이닝니키를 비롯한 중국 게임들은 10~20대의 지지를 등에 업었다. 연령대가 어릴수록 중국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10대의 경우 10위권 내 샤이닝니키(3위), S.O.S.:스테이트 오브 서바이벌(4위), 원신(10위) 등 3개의 중국 게임이 이름을 올렸고, 20대는 원신(3위), S.O.S.:스테이트 오브 서바이벌(4위), 샤이닝니키(7위), 라루나 판타지(9위) 등 총 4개의 중국 게임이 자리매김했다.
30대도 중국 게임 3개가 10위권 내 포함됐지만 각각 3,6,9위에 올랐고, 40대부턴 10위권 내 1~2개로 그 수가 줄어들었다.
지난 9월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10~30대가 신규 다운로드한 게임 앱 상위 10 개 중 2~3개가 중국 게임이었고, 40~60대는 2개에 불과했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모바일MMORPG 장르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전략 게임 등 국내 게임시장의 ‘빈자리’를 치고 들어오며 이같은 결과로 이어졌단 분석이다.
하지만 이를 차지하고도 중국산 게임의 국내 시장 영향력은 갈수록 커져가는 추세다. 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GP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의 해외매출은 한화 약 13조2821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 비중으로 살펴보면 한국이 14.3%.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10월 신규 게임앱 다운로드 건수 순위 [모바일인덱스 캡쳐] |
반면 한국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 벌써 4년째 한국 게임은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를 받지 못했다. 판호는 중국 시장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권리다. 이에 한국 업체들은 경영 간섭을 감수하면서까지 중국 내 최대 게임 유통망 지닌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업체와 판매 계약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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