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유튜브 댕댕이와 야옹이 캡쳐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댕댕이 먹는 것만 봐도 행~복”
먹방(먹는다는 뜻의 ‘먹’과 방송의 ‘방’이 합쳐진 신조어) 열풍이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외려 ‘사람 먹방’ 뿐 아니라 댕댕이(강아지), 야옹이(고양이) 등 ‘동물 먹방’까지 콘텐츠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관심도 폭발적이다. 한 강아지 먹방 영상만 20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람보다 낫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엔 사람도 동물도 아닌 ‘존재’의 먹방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동물 먹방’ 채널은 ‘댕댕이와 야옹이’다. 해당 채널에 업로드된 강아지가 ‘쿄호젤리’(일본 거봉젤리)를 먹는 영상은 7개월 전 업로드 된 이후 무려 2054만회나 재생됐다. 같은 채널에 올라온 강아지가 치킨 먹는 영상도 8개월간 1125만번이나 조회됐고, 다른 영상들도 10만~220만건 사이의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구독자도 39만8000여명. 4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댕댕이와 야옹이 유튜브 캡쳐 |
유튜브 캡쳐 |
해당 계정이 먹방 등을 비롯한 다양한 반려동물 콘텐츠로 한 달에 벌어들이는 수익은 최대 1900만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련 통계를 제공하는 업체인 소셜블레이드에서 조회수와 최대 광고 단가를 곱해 산술적으로 계산한 결과다.
동물 먹방 영상은 해당 유튜브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관련 검색어만 넣어도 강아지, 고양이같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반려동물 먹방은 물론 불곰, 하마, 대왕판다, 라쿤 등 다양한 동물들의 먹방이 쏟아진다. 조회수도 몇만~몇백만 건에 이를 정도다.
업계에선 동물 먹방의 인기의 배경엔 귀여운 동물들에 대한 호감과 더불어 ASMR(자율감각쾌감반응) 효과가 자리잡고 있다 보고 있다. ASMR은 소리로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을 의미한다. 복잡한 외부자극에서 벗어나 불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을 느낄 수 있다고 해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ASMR의 주요 콘텐츠가 ‘찹찹’거리는 먹는 소리에 치중된 것을 상기하다면, 호감있는 외모에 먹음직스럽게 ‘잘 먹는’ 동물들의 먹방이 주목받는 것도 이상한 현상이 아니란 것이다.
급기야 사람이나 동물처럼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닌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먹방도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애니먹’이란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다양한 캐릭터 애니메이션 먹방 영상은 평균 50만건의 조회수를 자랑한다. 구독자도 4만명에 달한다. 애니메이션 먹방인만큼 먹는 것도 일반적이지 않다. 파란색상의 음식, ‘드래곤볼’ 등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먹부림의 향연이다.
한편 먹방은 2009년 1인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연예인들의 먹는 모습이 화제가 되며 ‘먹방’이란 단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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