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휴대폰 4년 쓸수 있나요?”
약 2만명의 고객이 초고가의 폴더블(접히는)폰 ‘갤럭시Z폴드2’를 48개월 할부 형태로 구매 한 것으로 나타났다. 240만원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탓에 할부 기간을 크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
당장 월 비용 부담은 줄겠지만, ‘4년 약정’에 발목이 묶였다. 통상 많은 사람들의 휴대폰 사용 기간은 2~3년이다. 기간이 늘어나면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이 노화돼 사용이 불편하다.
단말기 사용기간이 2~3년인만큼 스마트폰을 바꾸고도 기기값은 계속 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23일 정식 출시된 ‘갤럭시Z폴드2’ 구매자의 10%가 넘는 사람이 단말기를 48개월로 분할해 납부하는 관련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Z폴드2의 가격은 239만8000원에 달한다.
갤럭시Z폴드2(왼쪽)와 갤럭시Z플립 5G(오른쪽) [삼성전자 제공] |
SK텔레콤과 KT는 갤럭시Z폴드2 구매자를 대상으로 48개월 할부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다. 단말기 가격을 48개월로 분할해 2년간 사용 후 반납, 기기를 변경하면 남은 2년치 50%의 기기값을 면제해 주는 것이다. 일종의 48개월 할부에 중고폰 보상 개념을 접목한 것이다. KT의 '슈퍼체인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갤럭시Z폴드2의 누적 판매량이 20만대 가량임을 감안하면, 2만명 가량이 48개월 할부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갤럭시Z폴드2는 기존 프리미엄폰 보다도 가격이 100만원 가량 비싼 고가인 탓에 48개월 할부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유독 많다.
48개월 할부 구매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통신사 프로그램의 경우 남은 2년치 할부금을 보상받기 위해서는 기기 상태가 양호해야 하고, 동일한 통신사를 써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4년 약정과 다름없다. 할부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연 5.9%의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48개월 할부 구매는 권장하지는 않는다”며 “단말기 사용기간이 2~3년인만큼 스마트폰을 바꾸고도 기기값은 계속 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sj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