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전세임대에 매입약정 고려…
“당장 입주할 수 있는 실물주택 관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이번 주 수도권을 중심으로 10만가구 안팎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의 전세대책을 발표한다. 전세난이 서울을 넘어 수도권·지방으로 확산하고, 급등한 전셋값이 매맷값도 자극하자 장고 끝에 내놓는 24번째 대책이다.
16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1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주재하는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전세난 해소에 초점을 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전세대책과 관련 계속 검토가 이뤄지는 단계”라면서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헤럴드경제DB] |
대책의 핵심은 공공임대 공급 물량을 끌어올리고 공급 시기를 앞당겨 전세난의 숨통을 틔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공임대주택 공급량을 당초 수천가구에서 10만가구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공급 시기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분까지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집중적으로 모으고 있다.
공급하는 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적 기관이 주도해 공실인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대해 전세로 다시 내놓는 매입·전세임대 주택이다. 수도권의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중심으로 단독주택, 아파트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 물량을 최대한 늘리고자 매입약정 방식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된다. 이는 LH가 민간사업자의 건축 예정 또는 건축 중인 주택에 대해 매입하겠다는 약정을 체결하고, 준공 후 매입해 매입임대로 활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완성주택을 매입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라, 공급 시기는 다소 늦어질 수 있다.
정부는 상가나 오피스를 주거용으로 만들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 기존 공공임대 주택공급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 등도 살펴보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질 좋은 중대형 공공임대아파트’ 공급 방안도 이달 중 발표된다. 질 좋은 중대형 공공임대는 중산층 수요를 반영해 기존 60㎡에서 85㎡으로 늘린 임대주택을 말한다.
시장에 대한 추가 개입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거론된 신규 계약에 전월세상한제 적용이나, 임대차계약 ‘3+3방안(3년 계약+3년 연장)’ 등은 이번 대책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7월 말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통과 이후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신규계약 위주로 전셋값이 급등하자 정부가 내놓는 24번째 대책이다. 시장에서는 전세난이 심화하는 만큼 더는 미룰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4% 올라 전주(0.12%)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72주 연속 이어진 상승세다. 전세난은 서울을 넘어 수도권과 지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엔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매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비규제지역의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 비규제지역인 김포의 아파트값은 2주 사이 4% 가까이 올랐다.
다만, 수요가 폭증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원하는 형태의 공급이 아니라면 전세난 해결은 요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신혼부부 매입임대는 2만2325가구가 확보됐지만, 6개월을 넘겨 공실 상태인 주택은 2384가구(10.7%)에 달했다. 대부분 수도권 중심지가 아닌 데다 다가구 형태여서 선호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당장 입주할 수 있는 실물주택을 선보이는 게 관건”이라며 “만약 가시적인 변화가 없다면 시장의 불안은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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