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련 “검찰총장 수시배정분 삭감 필요”
장제원 “직접관여하는 것은 수사지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최재형 감사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여야는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검찰청 특수활동비(특활비)를 두고 재차 충돌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대검의 특활비를 두고 ‘제대로 된 검증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지만, 야당은 ‘수사 지휘에 관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두고 윤호중 법사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은 언성을 높이며 갈등을 빚었고 결국 법사위는 산회됐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이날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추 장관을 향해 “특활비가 2018년부터 지금까지 줄고 있는 것은 맞지만,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할 수 있는 수시배정분은 줄지 않고 있다”며 “법무부에서 수시배정분을 줄이는 방법 등의 통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의원 역시 “주먹구구식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특활비를 법사위가 제대로 검증도 못 했다. 이런 방식이 유지되는 것은 문제”라며 “적어도 예산이 항목별로 어떻게 쓰였는지 검증한 뒤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 맞다”고 힘을 보탰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국방부, 군사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
이에 추 장관은 “검증은 못 하고 A4용지 한 장으로 보고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송구하다”며 “향후 우려하는 부분이 없도록 법사위와 상의하겠다”고 답했다.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를 방문해 대검과 법무부의 특활비를 점검한 바 있다. 다만 여야 의원들은 ‘제대로 된 자료 제출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법무부가 대검 특활비 사용에 관여하는 것은 수사 지휘로 비춰질 수 있다고 여당의 의견에 반대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특활비에 (법무부가) 직접 관여하는 것은 잘못하면 수사지휘로 비춰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호중 법사위원장을 향해 “내년 특활비 예산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대검에 일괄지급하고 법무부가 검찰총장을 통해 일정 부분 지휘할 수 있도록 부대의견을 달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법사위가 법무부와 대검의 특활비 사용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문서 검증을 하러 갔다”며 “가서 법무부는 나름대로 지출내역을 제출했는데, 대검은 (문서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검증을 제대로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검에 검증하러 갔으면 문서를 확인하고 나서 소위에서 문제점을 걸러서 예산편성 수정안을 마련해 통과시키거나 부대의견이 필요하면 만들어서 왔어야 했다”며 “문서 검증도 제대로 안 하시고, 문서를 제대로 내놓은 법무부 문서만 지적하고 대검의 비협조에 대해선 아무 지적도 안하고는 전체회의에 와서 이야기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 |
윤 위원장은 “우리 위원회에서 의결까지 해서 검증하러 갔는데, 법사위 권위가 이렇게 떨어져서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장 의원 역시 “제가 대검 특활비에 집중 검증하든 법무부 특활비에 대해 집중 검증하든 왜 위원장이 이래라저래라 하느냐”고 응수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법무부는 관련 자료 제출하고 대검은 안 했다는데 위원장은 현장에 가지도 않았다”며 “그런데 왜 그렇게 말하는지 굉장히 유감이기에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brunc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