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초등생에게 1억3000만원을 결제받았다 논란이 된 영상 채팅 앱 ‘하쿠나 라이브’가 성범죄의 온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소지 및 유포뿐 아니라, 협박과 강간미수까지 벌어진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그런데 해당 운영사의 모기업이 운영하는 영상채팅 앱 ‘아자르’ 역시 다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앱은 글로벌 이용자가 1억명이 넘는 유명 앱으로, 유럽 8개국에서는 비게임앱 매출 1위도 달성한 바 있다.
‘아자르’는 하이퍼커넥트가, ‘하쿠나 라이브’는 하이퍼커넥트의 일본 자회사인 무브패스트가 운영하고 있다.
‘아자르’는 하이퍼커넥트가 운영하는 모바일 동영상 메신저 앱이다. 무작위로 모르는 사람과 1대1 매칭이 돼 소통하는 컨셉으로, 국내에서는 데이팅 앱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아자르 앱 [무브패스트] |
그런데 이런 기능 탓에 이용자들이 성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17일 포털에 ‘아자르 신고’, ‘아자르 노출’ 등을 검색하면, 다수의 이용자들이 아자르 앱 내에서 겪은 성범죄 피해 경험담을 볼 수 있다.
피해자들이 겪은 성폭력은 작게는 음란죄부터 크게는 성희롱, 동영상 유포 등까지 천차만별이었다. 랜덤 채팅 중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는 사람은 물론, 상대방을 유혹해 음란 행위를 하도록 한 뒤 해당 영상을 불법 촬영, 유포하기도 했다.
아자르 피해 사례 [포털 캡처] |
아자르 피해 사례 [포털 캡처] |
아자르 피해 사례 [포털 캡처] |
한 이용자는 “아자르를 하던 도중 한 남자가 말 없이 가슴을 보여달라고 했다”며 “신고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다른 이용자는 “몇 년 전 호기심에 아자르란 어플을 접하게 됐는데 한 사용자가 신체 일부를 보여달라고 했다”며 “당시에는 순수한 마음에 보여줬는데 최근에 제 영상이 음란물 사이트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미성년자들 또한 이러한 성범죄에 노출되고 있단 것이다.
아자르의 이용 가능 연령은 만 18세 이상이지만, 일부 청소년들은 부모님 휴대폰을 통해 가입하는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아자르는 처음 출시 당시에는 미성년자도 이용 가능했지만, 계속해서 성범죄 문제가 불거지자 사용 연령을 상향 조정했다. 아자르는 지난 2018년에도 음란물 동영상 유포 및 성폭력 문제가 여러차례 제기된 바 있다.
아자르 |
아자르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각광 받는 글로벌 채팅 앱이다. 전세계 230국에서 19개 언어로 서비스 되며 약 1억명이 사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엔 전세계 다운로드 5억건을 돌파했으며, 1월엔 전세계 구글플레이 비게임 매출 부문 6위에 올랐다. 유럽 8개국과 인도에서는 1위에 올랐다. 아자르의 운영사 하이퍼커넥트는 4000억원 가량의 해외 투자를 목표로 유니콘 기업도 노리고 있다.
‘하이퍼커넥트’는 일본 자회사 무브패스트를 통해 최근 논란을 빚은 다른 소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하쿠나 라이브’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출시된 하쿠나 라이브는 기존 1인 방송과 달리 방송을 보는 게스트들의 참여를 강화한 기능으로 순식간에 미성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하쿠나 라이브의 이용 가능 연령은 만 12세 이상이다.
하쿠나 라이브 홍보 영상 [하쿠나 라이브 유튜브 캡처] |
그러나 최근에 초등학생에게 1억3000만원이라는 거액을 결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지적됐다. 이어 성인 남성 BJ들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오프라인 만남을 요구하며 강간미수, 협박 등을 자행했단 의혹도 제기됐다.
하이퍼커넥트 측은 “아자르는 위법행위 방지를 위해 유저 신고 시스템과 AI 기술을 활용한 모니터링, 24시간 모니터링 요원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불법 녹화 및 캡처 방지를 위해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며 AI 머신러닝을 통해 노출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유저의 화면 자체를 송출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자르에 접수되는 성폭력 관련 신고 건수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