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6개월 만에 47만원 손해봤다!”
폴더블(접히는)폰 ‘갤럭시Z플립’ 롱텀에볼루션(LTE) 모델을 출시 초기에 구입한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세 번의 출고가 인하로 기기값이 165만원에서 118만8000원으로, 47만원 가까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통상 스마트폰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은 내려가지만 인하 기간이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갤럭시Z플립 LTE’는 삼성전자가 올 2월 출시한 클램셸 폴더블폰(위아래로 접는 형태)이다. 출고가 인하와 함께 공시지원금도 크게 올라 요금제에 따라 일찍 구매한 고객은 50만원 이상 손해를 보는 형국이다. 초고가 프리미엄폰이 출시 8개월 만에 가격이 이처럼 급락하는 것도 드물다.
‘갤럭시Z플립’은 애초 출고가 165만원에 출시됐다.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와 유광 디자인으로 출시 3개월 동안 국내에서만 10만대 넘게 팔렸다.
출시 초기 10만~20만원대 짠물 공시지원금이 책정되면서 구매자 대부분이 2년 동안 통신요금의 25%를 할인받는 ‘선택 약정’으로 구입했다. 165만원 기기값을 거의 그대로 준 셈이다.
하지만 출시 8개월 만에 기기값이 118만8000원으로 떨어졌다. 5월과 9월 각각 149만6000원, 132만2000원으로 출고가가 하향조정된 데 이어 지난 10월 한 차례 더 인하됐다.
공시지원금도 30만~60만원대로 크게 올랐다. 대부분 요금제 구간에서 선택약정 할인폭보다 공시지원금 할인폭이 더 크다.
예컨대 최저가 LTE요금제(월 3만3000원)를 사용하는 고객이 출시 초기 ‘선택약정’으로 ‘갤럭시Z플립 LTE’를 샀다면 2년 약정 기간에 총 19만8000원의 요금할인을 받는다. 기기값 165만원은 별도다.
현재 이통 3사가 해당 요금제에 책정한 공시지원금은 ▷SK텔레콤 27만원 ▷KT 28만6000원 ▷LG유플러스 30만8000원. 인하된 출고가를 고려하면 54만~58만원가량 손해를 보는 셈이다.
갤럭시Z플립 LTE를 4월에 구매한 A(27)씨는 “165만원이나 되는 가격에 공시지원금도 낮았지만 폴더블 혁신과 디자인에 지갑을 열었다”며 “사자마자 기기값이 15만원이나 떨어져 속이 쓰렸는데 지금 보니 50만원이나 싸져 황당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갤럭시Z플립 LTE’의 빠른 가격인하는 재고 소진 목적이 크다. LTE 모델로 수요가 한정된 데다 지난 9월 5G 모델이 출시됐다. 가격을 낮춰 폴더블폰의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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