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누르자 파주 오르고
부산·대구 지정에 울산·창원 상승
20~21일 사이 파주 운정신도시 주요 아파트 단지 호가가 직전 최고가를 넘어서 10억원 턱밑까지 올랐다. 사진은 운정신도시 야당동 내 한 아파트 단지.[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성연진·이민경 기자] 정부가 김포와 부산, 대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인근 파주와 울산, 창원 등이 하룻새 호가가 1억원씩 뛰고 있다. 또다시 ‘핀셋 규제’로 지역별 집값 조이기에 들어갔지만 어김없이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24번 나온 부동산 대책의 학습효과로, 시장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반응하고 있다.
▶김포 누르자, 파주 ‘신고가’ 릴레이=23일 파주 운정신도시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20~21일 사이 주요 아파트 단지 호가가 직전 최고가를 넘어서 10억원 턱밑까지 올랐다. 특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호재가 있거나 지하철 경의중앙선이 지나가는 단지 위주로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목동동 힐스테이트운정 59㎡(이하 전용면적)은 지난 11일 역대 가장 높은 가격인 5억9000만원(23층)에 거래됐는데, 20일부터 호가 6억2000만~6억5000만원 사이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전용85㎡은 직전 최고가가 7억2000만원(4층)이었는데, 21일 호가 10억원(20층)짜리 매물이 나왔다.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85㎡도 최근 신고가 8억6500만원(20층)에 거래됐는데 21일 9억5000만원(저층)을 부르는 집주인이 나타났다. 올해 7월 입주가 시작된 동패동 운정신도시아이파크는 85㎡이 지난달 7억9423만원(17층·분양권)에 계약서를 썼는데 21일 호가 10억원(고층) 매물이 등록됐다.
이 단지들은 신축인데다 인근에 GTX노선이 예정돼있다. GTX-A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중이며 완공되면 일산 킨텍스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20여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인중개업계는 강남권 출퇴근이 용이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더해져 큰 상승폭을 보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경의중앙선 야당역과 인접한 곳들도 오름세다. 야당동 롯데캐슬파크타운아파트 84㎡(10층)는 호가 9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이 아파트 직전 최고가는 지난달 30일 6억4500만원(11층)이었다. 최근 1개월 사이 실거래가 평균은 6억1798만원이었는데 호가 평균은 8억333만원에 이르고 있던 참이었다.
캐슬앤칸타빌아파트 전용84㎡도 21일자로 호가 7억원 매물이 등록됐다. 이 아파트는 9월18일 신고가 6억4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최근 한달간 실거래 평균금액은 5억4575만원에 머물러있었다.
▶울산·천안·창원…‘뒷북의 뒷북’ 되나=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 대도시 집값도 불이 붙었다. 실제 정부가 19일 조정대상지역을을 발표하자, 여기에 빠진 지역 주민들은 국토부 여론광장 게시판에 항의성 글을 게재하고 있다.
22일에는 울산 풍선효과라는 제목으로 “규제를 피해가서 울산 집값이 불타오르는 중이다. 지정안하면 이리될줄 아셨을텐데 어떻게 이리도 무책임할 수 있나?”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실제 울산 남구는 중대형 면적의 집값이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담보대출제한값인 15억원을 곧 넘길 기세다. 문수로 2차 아이파크 1단지는 101㎡가 지난 12일 14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역대 최고가다. 9월 23일 매맷값은 13억원으로 이보다 1억2000만원이 낮고, 5월만해도 8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84㎡도 상황은 같다. 1월 7억3000만원에 팔렸는데, 최근 호가는 12억8500만원까지 올랐다. 10월 말 신고가로 등록된 12억원보다 8500만원이나 높다.
창원의 핵심지 아파트도 올 들어 속속 10억원을 넘기고 있다. 용지더샵레이크파크 101㎡는 지난 5일 12억원 신고가에 실거래 등록이 됐는데, 최근 이보다 1억원 높은 13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연초 거래가는 8억7000만원으로, 호가대로 거래가 이뤄진다면 올 들어 4억3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천안은 6·17 대책에서 대전과 청주가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불당신도시 부근을 중심으로 집값이 꾸준히 상승했는데, 이번에도 다시 상승탄력을 받게 됐다. 천안불당지웰더샵 84㎡는 이달 1일 8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호가는 9억3000만원까지 불린다.
이처럼, 끝없이 규제지역 이웃으로 상승세가 확대되는 까닭은 당장 매수 시 대출을 통한 가용자금의 차이가 커지기 때문이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에 대해서 50%로 제한되고,9억원 초과분은 30%가 적용된다.
반면 비규제지역인 울산, 창원, 천안 등에선 여전히 9억원 아래에선 매수가의 70%까지 대출 가능하고, 자금조달계획서 의무도 없다. 지역별 규제시 유동성이 이웃한 비규제지역으로 흐르는 까닭이다.
국토부도 울산과 천안, 창원 등 3개 지역에 대해서도 다음 달 중 추가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상태다. 국토부는 지난 19일 대책 발표 시 “울산과 천안, 창원 등 일부 지역은 재개발·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최근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다만 지난해까지 이어진 해당 지역의 가격 하락세를 고려해 이번에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지만 면밀히 모니터링 해 과열 우려가 심화되는 경우 즉시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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