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팍·래대팰 등 주요 단지들 초고가 전월세 계약 이어져
내년 입주물량 반토막 등 공급 부족 우려↑ 전문가들 “순차적 규제 완화 고려해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제가 강남 다주택자인데 종부세(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보니 월급 받아서 다 세금으로 내게 생겼습니다. 어쩔 수 없지만 월세를 더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국내 유명 부동산 커뮤니티에 최근 올라온 글이다. 이와 비슷하게 “전세나 월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사연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종부세, 퇴직한 사람은 거주의 자유도 없습니까?’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청원에는 1일 현재 참여인원이 6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임대차 2법 시행과 가을 전세난 등의 여파로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아파트 월세가격이 지난 9월 이후 기록적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공급 부족과 함께 보유세 부담도 커지면서 전세가격에 덩달아 월세까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1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11월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월세 가격은 직전월 대비 1.06% 상승했다. 2015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월간 월세 상승률이 1%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중에서 강남 지역은 1.50% 올라 가장 상승폭이 컸다. 서울 강북 지역은 0.59%, 경기도는 0.90% 각각 상승했다. 수도권 전체를 보면 0.85% 상승했는데 역시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실제로 최근 두 달 동안 이뤄진 임대차 계약을 보면 강남권을 중심으로 고가 전월세 계약이 이어졌다. 지난 10월 20일에는 강남구 청담동 대우로얄카운티3차 전용면적 244.72㎡ 보증금 3억원, 월세 1200만원에 계약했다.
이어 지난달 10일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61.4㎡는 보증금 5억원, 월 72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또한 최근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8㎡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는 각각 보증금 20억2000만원과 20억원에 거래되면서 사상 첫 전용 84㎡ 전세 20억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상 지금의 전세난이 당장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아파트 입주량이 올해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점은 주시할 부분으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은 2만5520가구다. 올해 입주물량(5만289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2022년에는 1만7000가구로 10년래 입주가 가장 적다.
반면 국토교통부 측에서는 ‘서울에서 2021년과 2022년 연평균 3만7000호의 아파트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통계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정부 통계에서 시장에서 연립주택이나 빌라 등 소형 공동주택이나 나홀로 아파트 등도 모두 아파트 공급량에 포함시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정부가 시장에서 원하는 공급에 좀 더 집중해야 정책도 제대로 내놓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일각에서는 민간에 대한 정비사업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해, 공급 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아파트지만, 서울 지역 안에서 정비사업을 배제한 상태에서 아파트 공급을 더 하긴 힘들다”면서 “순차적으로 관련 규제를 풀거나 3기 신도시 공급에 집중해 기간을 단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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