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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가·오피스 리모델링 임대 1만채 짓겠다는 정부…실효성 있나[부동산360]
정부, 상가·오피스·호텔 개조해 임대주택 1만3000가구 공급
호텔은 1000가구 불과…1만 가구 이상은 상가·오피스 개조
전문가들 “리모델링 비용 높고 주거환경 안좋아” 의문 제기
정부 “상가·오피스 외 다양한 비주택 공실 매입해 물량 확보”
정부가 11·19 전세대책을 통해 향후 2년간 공실인 상가·오피스·호텔을 개조해 임대주택 1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두고 시장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가 11·19 전세대책을 통해 향후 2년간 공실인 상가·오피스·호텔을 개조해 임대주택 1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두고 시장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업용 건물의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리모델링 비용이 클 것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상가·오피스 등을 주택으로 바꾸려면 조리시설과 배관, 하수처리, 보안, 환기 등 해결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이다.

정부는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은 이미 추진 체계가 갖춰진 사업으로, 상가·오피스 외 다양한 비주택 공실을 매입해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공실 상가·오피스·호텔의 주거용 전환 방안으로 오는 2022년까지 2년간 총 1만3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 내 물량은 내년 하반기 2700가구, 2022년 2700가구로 예정됐다.

최근 관심이 큰 호텔 리모델링 주택 물량은 총 1000가구 정도로, 주로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최근 아파트 전세 시장을 중심으로 심화하고 있는 전세난 해결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이 나온다.

관건은 나머지 1만 가구 이상 예정된 상가·오피스 개조 임대주택이다. 호텔보다 더 넓은 면적으로 가족 단위 대상으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상가·오피스의 리모델링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 주목한다. 상업용 건물은 주거용보다 내부 층고가 높고, 가구 별로 조리시설과 화장실·바닥난방을 새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리모델링 비용이 호텔보다 많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관광호텔을 주거 공간으로 개조해 최근 입주한 서울 안암동 청년주택은 1가구당 2000만원이 들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상가·오피스는 호텔보다 면적이 더 넓어 1인 가구 위주의 호텔보다 가족 단위 전세 수용이 가능하지만 리모델링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문제”라면서 “특히 유흥 시설이 가깝고 교육 시설이 없는 등 주거 환경이 일반 주거지에 비해 떨어진다면 가족 단위 전세 수요를 받아내기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최근 ‘11·19 전세대책의 평가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비주택 공실을 주거용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의 경우 매입·리모델링 비용이 상당한데도 임대 기간 후 매각·회수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세입자 자격을 차량 미소유자로 제한하는 등 사업자가 리스크를 떠안아야 해 사업 유인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으로 임차인이 최대 10년간 보호받을 수 있게 된 점도 풀어야 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상가 건물은 단일 임차인이 아닌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10년 영업 보장을 해줘야 하는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차인을 내보낼 수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상가·오피스·호텔 리모델링 임대주택이 유럽 대도시에서 호응도가 높은 정책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유럽과 한국의 주거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유럽은 아래층에 상가가, 위층에 주거 공간이 있는 주상복합 건축물이 우리보다 훨씬 많아 가능한 정책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기존 상가·오피스 외에도 다양한 비주택 공실을 매입함으로써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 등은 신규 사업이 아니라 이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에서 진행하고 있어 추진 체계가 갖춰진 사업”이라면서 “준공 운영 중인 상가·오피스·숙박시설 외에도 건설 중인 건물의 용도 전환, 설계변경 등을 통해 주거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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