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점 부족한 예비청약자 몰려
서울 성북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청약 시장에서 중대형 아파트의 몸값이 뛰고 있다. 가점으로만 공급하는 중소형 아파트와 달리 추첨 물량이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넉넉한 실내공간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99.6대 1에 달한다. 지난해 경쟁률(38.4대 1)의 5.2배 수준이다.
2014년 서울 중대형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이 2.8대 1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6년 새 71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점이 부족한 예비 청약자가 추첨제 물량이 있는 중대형에 청약통장을 대거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용 85㎡를 초과하는 민영주택은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량의 50%, 조정대상지역에서 75%를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집이 일과 학습에 여가까지 즐기는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중대형 아파트가 더욱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중대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세종(153.3대 1)과 경기(116.2대 1)에서도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2.7배, 3.0배 상승한 수치다.
전국으로 봐도 올해 중대형 아파트 1순위 청약률은 64.0대 1로, 지난해 경쟁률(30.6대 1)의 2배가 넘는다.
반면 중대형 아파트 공급은 줄어드는 추세다. 서울 중대형 아파트 공급 물량은 2014년 4317가구에서 올해 지난 11일까지 3290가구로 감소했다.
전국적으로도 2014~2016년 매년 3만가구를 웃돌았던 중대형 물량은 2018년 1만9000가구까지 떨어졌고 올해는 2만가구를 조금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아왔던 중대형 아파트가 희소성, 코로나19, 똘똘한 한 채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연말 분양시장에서도 중대형을 공급하는 단지가 많지 않아 높은 경쟁률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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