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열풍에 전세난도 여전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2020년 부동산 시장은 한 마디로 ‘혼란’이었다. 정부의 연이은 고강도 대책에도 효과는 없었고 일년 내내 매매시장, 전세시장 할 것 없이 불안했다.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규제는 풍선효과로 이어졌고 줄 이은 규제 확대에 시장이 반응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개정 임대차보호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은 전세난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20일 부동산114가 꼽은 2020년 부동산 시장의 이슈를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패닉바잉(공황구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으로 9억원 초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매매 거래가 급증했다. 이른바 ‘노도강(서울 노원·도봉·강북구’과 ‘수용성(경기 수원·용인·성남시)’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고 하반기 들어선 김포·파주 등지로 확산됐다. 집값이 급등하자 더 늦기 전에 집을 사겠다는 ‘패닉바잉’ 행렬이 이어졌다.
▶영끌(영혼까지 자금을 끌어모음)
올해는 2030세대의 부동산 매수가 유독 두드러졌다.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금이 아니면 집을 살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2만8000여건으로 지난해보다 2배 늘었다. 30대 가구의 빚이 평균 1억원을 넘어선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로또청약
올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38.4대 1로 지난해의 약 3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부산에서는 평균 558대 1이라는 역대급 청약 경쟁률 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청약열풍은 ‘청약은 로또’라는 인식 확산으로 이어졌다. 분양가 상한제로 신규 분양 아파트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낮아진 데다 분양 물량까지 크게 줄면서 희소성이 높아졌다.
▶전세난
올해 전세값은 가파른 상승폭을 나타냈다. 저금리에 따라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졌고 임대차법 시행으로 재계약이 늘어나면서 전세 물건이 크게 줄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위한 대기 수요까지 늘면서 전세매물 품귀현상은 확대됐다. 정부가 전세난 해소를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11만4000가구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당분간 전세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똘똘한 한 채 열풍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금·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다주택보다는 투자가치가 높은 주요 지역의 1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값은 가파르게 치솟았다. 연이은 규제로 수도권 전역과 지방의 아파트값까지 오르면서 수요는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의 아파트로 집중되고 있다.
▶집콕족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집은 일과 학습, 여가까지 책임지는 공간으로 확대됐다. 이는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로 이어졌고 공동주택에서도 충분한 조리·취사 공간, 세대 내부의 공간 확보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
▶언택트(untact·비대면)
부동산 거래 시스템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매물을 직접 방문·확인하지 않고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났다. 부동산 거래 시 필요한 공부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데이터 형식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부동산 거래의 편의성이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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