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여파로 아파트 낙찰가율 상승
매물 줄어든 서울 아파트도 여전히 인기
지난 17일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여파로 높은 집값 상승세를 보인 경기 김포와 파주, 울산과 부산이 올 하반기 경매시장에서도 주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기 김포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의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월 131.2%를 기록했다. 아파트 경매 역사상 최고 낙찰가율이었다. 올해 8월까지 90%대 초중반 수준이던 김포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9월 100%를 넘어섰고 이후 2개월 만에 30%포인트 넘게 치솟았다.
6·17 부동산 대책으로 주요 수도권 도시가 규제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이를 피한 김포 지역으로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경매시장 내 경쟁까지 치열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포·파주 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추이. [자료=지지옥션] |
파주도 김포 못지않은 인기를 보였다. 파주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월까지 100%를 넘지 못했으나 11월 108.1%로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포가 11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자 건너편인 파주 인근으로 투자수요가 이동한 것이다.
같은 달 파주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도 14.3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비교적 저렴한 경매시장에서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수요는 늘어나는 편인데 (당시) 규제를 받지 않은 김포와 파주 쪽으로 응찰자가 몰리면서 낙찰가율도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울산·부산 내 비규제지역 아파트 역시 하반기 경매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11월 부산의 아파트 낙찰건수는 159건에서 257건으로 늘었다. 낙찰가율도 93.7%에서 97.2%로 상승했다. 울산 역시 낙찰률이 38.6%에서 50.9%로 10%포인트 이상 올랐고 낙찰가율도 79.1%에서 96.3%로 17.2%포인트 급등했다.
응찰자 수도 많았다. 울산 남구 옥동 동덕현대아파트(낙찰가율 154.9%)와 같은 구 달동 주공아파트(낙찰가율 137.5%)에 50명 넘는 응찰자가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규제를 피해가는 이른바 ‘핀셋 경매’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지지옥션은 총평했다.
한편 전국적으로도 아파트 경매시장은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올해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1월을 제외하고 모두 90% 이상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1월에는 97.1%, 12월에는 16일 기준 98.6%까지 올라가며 100% 선까지 넘봤다.
특히 서울 아파트는 여전한 인기를 이어갔다.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11.8%로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1월과 12월에도 각각 108.4%, 110%로 높은 낙찰가율을 보였다.
경매물건이 줄어들다 보니 투자자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660건으로 지난해(1064건)보다 38% 적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