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규제권 들면서 주택수요는 서울로
삼성동 아이파크145㎡ 50억 등 신고가 행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래미안아이파크와 내년 5월 입주할 디에이치라클라스(삼호가든3차 재건축) 단지의 모습.[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전국 주요도시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수요가 강남으로 회귀하는 이른바 ‘역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정부의 고가 아파트 규제로 다소 주춤했던 시장이 정부의 조정대상지역 규제로 되살아났다는 건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19일과 12월 17일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을 추가 지정하면서 확대되는 추세다.
강남4구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 추이. [자료=한국부동산원] |
강남4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8월 10일부터 14주간 변동률 0%의 보합세를 보이다가 추가 규제 가능성이 제기되던 11월 16일 0.01%를 기록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꾸준히 오르다가 12월 28일에는 0.1%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서울 전체 상승률(0.06%)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12월 28일 기준 4개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송파구(0.11%) 역시 8월 10일부터 14주간 ±0.01%의 근소한 변동률을 보이다가 11월 16일 이후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초구와 강동구도 추가 규제 전후로 꾸준히 상승해 12월 28일 0.1%의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의 규제를 피해 서울 밖으로 나갔던 주택 수요가 다시 서울로 ‘유턴’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19일 경기 김포시와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등 7곳을, 12월 17일 경기 파주시, 충남 천안시, 부산·대구·광주·울산 일부 등 36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같은 시기 경남 창원 의창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역풍선효과를 우려한 목소리는 규제지역 추가 지정 당시부터 나왔다. 사실상 전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 매매수요가 서울이나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시장에 유동성이 많고 주택 마련에 대한 욕구가 큰 상황에선 규제 확대가 수요 억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전반적인 아파트값 급등으로 강남 아파트가 비교적 저렴하다고 판단한 수요자가 강남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과 다른 지역의 아파트값 격차가 줄면서 수요자 입장에선 강남 아파트를 사지 않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 |
실제 강남 일대 아파트는 신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45㎡는 지난달 28일 50억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8월 거래 건보다 11억원 뛴 가격이다.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151㎡도 지난달 16일 33억원에 팔려 신고가를 다시 썼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 역시 지난달 22일 37억2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7월 거래된 35억70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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