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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줍줍’ 난리난 단지는 어딜까…최고 경쟁률은 ‘000’ [부동산360]
되기만 하면 수억원대 시세차익…부동산판 로또
현금 1억 없어 30만대 1 뚫고도 포기 사례
대출 한푼 안되는 아파트에 26만명 몰리는 기염
다주택자 공무원이 포기한 아파트는 20대 초반에 돌아가
15억원이 넘는 초고가아파트라 대출이 안되지만 26만명이 줍줍에 몰린 성수 아크로서울포레스트.[대림산업 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아파트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일 이후 발생한 계약 포기나 부적격 당첨 적발에 따라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당첨자를 무작위 추첨하는 ‘줍줍’. 해당 지역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로 인해 당첨되기만 하면 수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어 ‘로또’라는 단어와도 호환 가능하다.

▶30만명 중에 단 한 명…하지만 현금 없어 포기=2020년 한 해 동안 주목받았던 ‘줍줍’ 단지들 중 1위는 12월 연말에 진행된 ‘DMC파인시티자이’가 됐다. 무순위 청약자가 29만8000여명에 이른다. 계약 취소분 단 1가구를 놓고 30만명이 달려들었다.

이번에 무순위로 공급된 가구는 전용면적 59㎡로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한 분양가가 5억2643만원이다. 인근 ‘DMC롯데캐슬더퍼스트’ 59㎡의 분양권이 지난달 10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5억원 이상 저렴하다.

그런데, 무려 30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이는 현금 1억여원의 계약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포기했다. 기회는 예비1번에게 돌아갔다.

DMC파인시티자이 단지 투시도[GS건설 제공]

▶현금부자가 이렇게 많나…26만명 몰린 초고가아파트=2위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였다. 무순위 청약에 무려 26만4625명이 몰렸다. 이 주상복합의 분양가는 최소 17억원으로, 대출이 불가능한 아파트다.

전용면적별로 97㎡(분양가 17억4100만원) 1가구 모집에 21만5085명이 몰렸다. 경쟁률이 21만5085대 1이다. 전용 159㎡(30억4200만원) 1가구 모집에 3만4969명, 전용 198㎡(37억5800만원) 1가구 모집에 1만4581명이 신청했다.

업계에선 중도금과 잔금 대출이 제공되지 않아 현금 부자들만 진입 가능한 물건이었다는 점에서 26만명이나 몰려 놀랍다고 봤다.

▶공무원이 다주택자라서 포기…20대 당첨자 인생역전=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이 ‘다주택 고위 공직자’ 불가론 때문에 처분한 세종시 리더스포레 아파트 분양권 무순위청약에 24만9125명이 도전했다. 이 세대의 당첨자는 1998년생 청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4억4190만원으로 업계에서는 ‘줍줍’에 성공한 20대가 향후 10억원 넘는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해당 아파트의 시세는 분양가 대비 3~4배 오른 15억원대다.

김 차관은 다주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9월 이 아파트 분양권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관은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아파트도 보유 중이라 사실상 3주택자였다.

▶사모펀드가 쏘아올린 ‘강남 줍줍’=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 약 400억원을 들여 강남구 삼성월드타워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매입했다. 이 사모펀드는 리모델링 후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여론의 반발이 일자 가구별 공매로 전환했다.

1997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지상 14층, 1개 동 46채 규모다. 임대차 계약 기간이 남은 18채를 제외한 28채에 대해 우선 매각을 진행했다.

4083명이 몰렸다. 최저 입찰가는 모두 13억7080만 원이었다. 이곳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위치해있어 2년 실거주 의무가 생기고, 대금을 현금으로 완납해야 한다. 하지만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데다 인근 단지 전용면적 84m²의 시세가 20억 원 내외라 역시 ‘로또’로 여겨졌다.

DMC리버파크자이 단지 투시도[GS건설 제공]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아파트들의 계약포기 물량을 줍줍한 이들은 지금 웃고있을까.

지난해 6월17일, 고양 덕은 ‘DMC리버파크자이’와 ‘DMC리버포레자이’ 미계약분(리버파크 106가구, 리버포레 157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 접수에 각각 2만1510명과 1만4352명이 신청했다. 각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202.9 대 1과 91.4 대 1이었다.

이 아파트들은 공공택지 분양 아파트인데도 서울의 웬만한 민간택지 아파트에 맞먹는 수준의 분양가(3.3㎡당 2600만원 안팎)가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특히 3주 뒤 분양한 같은 지구 DMC리버시티자이의 분양가가 이들 단지보다 훨씬 낮은 3.3㎡당 1987만원으로 책정되자 계약 포기 물량이 속출했다.

분양 당시에도 리버포레자이의 84㎡E와 84㎡D는 각각 16점, 17점의 청약자가, 리버파크자이는 84㎡C의 최저 당첨 가점이 24점으로 나타났다. 당시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의 대형 브랜드 아파트에서 10점대 당첨자가 나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이 있었다.

하지만 리버파크자이(85㎡)의 당시 분양가는 8억1080만원이었는데, 현재 분양권 실거래가 평균은 9억3000만원이며, 호가는 13억원대로 치솟은 상태다. 그때는 비싸서 외면받았던 아파트가, 지금은 로또가 되어버렸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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