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서도 최고가 거래 속출
대출금지선 넘어선 호가도 이어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에서 ‘대출금지선’인 15억원을 돌파하거나 이를 목전에 둔 아파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동안 15억원은 강남권이나 일부 지역 신축의 얘기로 통했지만,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곳곳에서 초고가 거래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중계동 ‘라이프·청구·신동아’ 115㎡(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19일 1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은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이 아파트가 노원구에서는 처음으로 15억원을 돌파한 단지가 됐다. 11월 거래건과 비교하면 최소 2억2500만원, 최대 2억75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의 모습 [헤럴드경제DB] |
이 단지 건너편 ‘동진신안’ 134㎡ 역시 지난달 14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현재 호가는 15억원대로 올랐다. 인근 ‘청구3차’ 84㎡도 13억원에 거래되면서, 호가가 5000만~1억원 가량 높아진 상태다.
앞서 정부가 투기과열지구의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12·16 대책을 시행하고, 공시가격 현실화 등에 나서면서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관망세가 확대된 바 있다. 이에 15억원은 서울 아파트의 심리적인 가격 저항선으로 여겨졌는데,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서울 외곽에서도 이를 뚫는 사례들이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저가 아파트의 급등세는 고가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에선 ‘영끌’과 전세난 회피 수요 등을 바탕으로 한 중저가 단지들의 ‘키 맞추기’가 활발했다. 여기에 동북선 개통과 정부의 자사고·특목고 폐지 방침에 따른 학군 부각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지난해 노원구(2.06%)는 구로구(2.58%), 강북구(2.09%)와 함께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2% 이상 오른 3개 지역 안에 들었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단지의 모습 [헤럴드경제DB] |
중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실입주할 수 있는 매물과 그렇지 않은 매물의 가격 차이가 벌어진 데다 최근에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 넓은 평수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최고가 거래 사례가 나온 것”이라고 봤다.
도봉·강북구에선 아직 15억원 이상인 실거래 사례가 나오진 않았지만, 호가가 이 가격대를 넘어선 단지가 등장했다. 도봉구 창동 ‘북한산 아이파크’ 165㎡의 호가는 15~16억원 수준이다. 이 주택형은 지난달 12억6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인근 성북구 길음동에선 ‘래미안길음센터피스’(84㎡), ‘길음뉴타운6단지’(113㎡) 등이 각각 14억7500만원, 14억원에 거래돼 대출금지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호가는 15억원대에 도달했다. 최근 겨울철 비수기에 들어가면서 관망세가 확대된 가운데, 조만간 신고가가 나올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인근의 공인중개사는 전했다.
정부의 다중 규제와 공급 확대 기조 속에서도 서울 주택시장의 불안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들어 노원구에서 체결된 아파트 거래 10건 중 6건, 도봉구 4건 중 3건, 강북구 2건 중 2건이 각각 최고가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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