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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공시지가 인상에 임대료 오를까…지자체 “낮춰달라” [부동산360]
“상권 악화” “임대료 인상 우려”
강남·서초·성동 등 상승률 인하 요청
서울 명동지하상가의 점포들에 임대료 인하 호소문이 붙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안에 대해 서울 강남구를 포함한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권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공시지가 인상이 곧 임차인의 임대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는 차원에서다.

1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는 지난 5일 상권 악화 등을 고려해 공시지가 상승률을 10% 미만으로 조정해달라는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강남구의 표준지 상승률은 13.83%로 서울 25개구는 물론 전국 기초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상권이 악화돼 있다. 한꺼번에 (공시가격이) 올라가면 세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에서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은 서초구(12.63%)도 강남대로변 상가와 방배동·서초동 인근 주거지 등에 대한 공시지가 상승률을 10% 이내로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보냈다.

성동구의 경우 지속가능발전구역으로 지정된 성수동 등에 한해 공시지가 상승률을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 방지 차원에서라도 상승률 인하가 필요하다는 게 성동구 측 입장이다. 성동구 관계자는 “지속가능발전구역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협약서를 체결하고 임대료를 낮춘 곳”이라며 “공시지가 상승은 임대료로 연결될 수 있기에 인하를 요청했다”고 귀띔했다.

직접적으로 요율 인하를 요구하지 않았으나 급격한 공시지가 상승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지자체도 있었다. 마포구 관계자는 “조세부담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고려해 급격한 공시지가 상승을 자제하고 점진적으로 상승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 추이. [자료=국토교통부]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표준지 상승률은 10.37%다. 2007년 12.40%를 기록한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오는 2030년까지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맞추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상승률을 급격히 높인 것이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68.4%다.

공시지가 현실화는 꼭 필요하지만 급격한 상승은 되레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늘어난 조세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만큼 타격을 받은 계층이 소상공인”이라며 “공시지가 인상이 일부에선 세입자에 대한 임대료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들에게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속도 조절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지자체 의견 등을 반영해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표준지 공시지가를 다음달 1일 공시할 예정이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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