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에도 영향…서울 상승폭 확대
“2·4 공급대책, 속도감 있는 추진이 관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전국과 수도권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역대급 공급대책을 예고했지만, 아파트를 사야겠다는 심리는 계속 강해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2·4 대책에 따라 급격하게 달아오른 매수세가 일부 진정될 것이라는 관측과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모습 [연합뉴스] |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국이 114.9, 수도권이 118.2를 기록했다. 모두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0~200 사이로 나타낸다. 기준치(100)보다 높을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2월29일 취임사에서 설 이전 주택공급방안을 내놓겠다고 한 이후 정부는 ‘특단의 공급대책’,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방안’ 등을 언급하며 집을 사지 말고 기다리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보내왔다.
하지만, 매수심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수도권의 매매수급지수는 15주 연속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해 12월14일부터는 매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서울의 해당 지수도 지난해 11월 말 100을 넘은 후 꾸준히 올라 이번 주 110.6을 기록했다. 지난해 7~9월 수준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특히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매매수급지수는 112.0으로 전체 권역 중 가장 높았다.
아파트값 역시 매수세를 바탕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부동산원 조사에서 수도권 아파트값은 0.33% 올라 2주 연속 역대 최고 상승률을 이어갔다. 서울은 지난주 0.09%에서 이번 주 0.10%로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주요 지역에 확산한 재건축사업 진척 기대감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교통호재, 전셋값 상승 등이 그 배경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발표한 2·4 대책이 매수심리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대책은 공공기관이 재개발·재건축이나 역세권, 저층 주거지 개발 사업을 직접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시장에 공급이 대폭 늘어난다는 신호를 강하게 보내는 셈으로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추진된다면 무주택자의 심리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얼마나 속도를 내서 실제 물량이 시장에 빠르게 공급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최근 과열된 매수심리는 일부 진정될 수 있겠지만, 공공주도의 공급물량이 실제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집값 상승세와 전셋값 급등세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