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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투자 자산 음악저작권, 해외 시장에 주도권 뺏기지 말아야” 김선영 교수 기고문
김선영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음악 저작권이 가상자산, NFT, 조각투자(자산을 나눠 여러 투자자가 매입하는 것)와 더불어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튜브, 틱톡, 넷플릭스 등 동영상플랫폼과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음원들이 폭넓게 소비되고,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커지면서 음악 저작권에 대한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음악시장에서 스트리밍 분야는 2016년까지만 해도 실물 음반 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 인터넷 속도의 증가, 블루투스, AI스피커 등 디지털 장비 사용자 확대 등의 요인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음반 시장 매출의 약 62.1%가 온라인 스트리밍에서 발생했다. 이처럼 스트리밍이 음악저작권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음악저작권의 가치도 크게 올라갔다.

높아진 저작권의 가치는 실제 수익률로도 연결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재무관리학회 정기 학술연구 발표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 1일부터 2021년 6월 30일까지 뮤직카우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의 연평균 수익률이 저작권료 배당률(6.87%)과 매매손익(28.18%)을 포함해 35.86%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같은 기간 내 주식이나 금 등의 전통 금융 자산들의 수익률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편이다. ‘투자 자산으로서의 독립성’도 명확하다. 음악 저작권은 국내외 주식 및 금, 등의 전통적 투자 자산군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정세 이슈나 금융 위기 등의 외부 요인으로 인한 변동이 적어 포트폴리오 구성도 수월하다.

기존의 음원들이 다시 인기를 얻는 역주행 사례들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틱톡에서는 한 유저가 스케이드보드를 타면서, 1977년에 발표된 플리트우드 맥의 ‘드림스’를 립싱크하는 영상을 업로드해 화제를 모았다. ‘드림스’는 10월 17일 ‘빌보드 핫 100’에 재진입하여 12위까지 올라 화제가 됐다.

저작권 시장에 대한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투자자들 역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워너뮤직, 유니버설뮤직 등의 글로벌 음반사들을 비롯해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같은 사모펀드들도 경쟁력 있는 음악 저작권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글로벌 3대 음반사 중 하나인 워너뮤직그룹은 얼마 전 유명 힙합 레이블, 300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정확한 인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4억 달러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소니뮤직도 ‘Born to Run’ ‘Born in the U.S.A.’ 등으로 유명한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모든 곡을 약 5억5000만 달러(6천520억 원)에 매입했다. 블랙스톤은 영국 힙노시스와 함께 음악 저작권에 투자하는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으며,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는 패밀리 오피스인 던디파트너스와 함께 코발트캐피털이 갖고 있는 음악 저작권 포트폴리오를 약 11억달러(약 1조2900억원)에 사들였다.

이렇듯 음악 저작권이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가치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제도적 정비는 미흡한 상태다. 자산으로서 저작권에 대한 정의도 명확하지 않아, 일부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규모감을 키울 수 있는 투자처나 빅 플레이어들도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음악 저작권 산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지금, 타 국가들의 거대 자본에 밀려 시장 주도권을 뺏기지 않도록, 범정부적 차원의 체계적인 가이드 수립과 지원이 절실하다. 창조와 혁신은 기성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이루어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김선영〈홍익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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