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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로 돈 벌어 석유 탈출에 쓴다” 정유사들만의 미래 대처법 [비즈360]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정제마진 개선에 국제유가 상승세로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이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정제마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적 전망도 밝은 상태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한정된 매장량과 전세계 친환경 에너지 트랜지션(전환),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현재와 같은 ‘골든 오일타임’이 머지않아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기업들은 정유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수소, 배터리 등 미래 에너지 사업 투자 재원에 보다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사업이 잘 될수록 탈(脫)석유가 가속화되는 셈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20조60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조1424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사태로 석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현대오일뱅크는 2020년 최대 규모인 59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작년 이익으로 이를 상쇄하고도 5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더 낸 셈이다.

이에따라 통상임금 충당부채 반영으로 적자를 기록할뻔 했던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를 모면할 수 있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조85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오일뱅크분 제외시 5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출에서도 그룹 전체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같은 수익을 바탕으로 3대 미래사업으로 지정한 ▷바이오연료 ▷친환경소재 ▷수소 부문에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그룹 전체의 미래 먹거리 진출에도 오일뱅크의 견조한 실적이 뒷받침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배터리부문 제외)도 지난해 44조원의 매출과 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바탕으로 배터리 및 관련 소재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폐플라스틱 재활용,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정유사업 자체도 친환경 전환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부문 SK에너지의 조경목 사장은 지난 2일 자사 보도채널 ‘스키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유사업은 단기적으로 석유 수요의 회복이 예상되나,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으로 수요 성장의 한계가 도래할 것”이라며 “사업 환경의 변화 속에서 과감하고 적극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SK에너지의 정유-트레이딩 담당 R&S(Refinery & Synergy) 사내독립기업(CIC)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등을 원료로 한 친환경 석유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고, 플랫폼·마케팅 담당 P&M(Platform & Marketing) CIC는 생산·수송·소비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탄소배출권으로 상쇄한 ‘탄소중립 석유제품’을 지난해 국내 최초로 출시하기도 했다.

에쓰오일(S-Oil)도 지난해 27조원 매출에 창사 이래 최대인 2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에쓰오일은 이를 재원으로 수소, 바이오연료, 연료전지, 차량충전사업 등의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동시에 모기업 아람코와 진행 중인 블루수소 사업 및 저탄소 에너지 솔루션 개발 등에도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GS칼텍스도 지난해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및 액화수소플랜트 건설 등의 고삐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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