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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진행자, 방송 얼굴 가려라” 탈레반 지시, 男앵커가 한 행동
[톨로뉴스 유튜브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여성 얼굴을 가리라는 지시를 한 가운데 현지 방송인들 사이에선 항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톨로뉴스 등 아프간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탈레반 정부가 이같은 지시를 한 뒤 방송가에서는 반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탈레반의 강압적 지시에 따르기는 하겠지만 계속해서 저항 메시지를 내겠다는 의사를 드러내는 식이다.

톨로뉴스의 여성 앵커 소니아 니아지는 AFP통신에 "그들(탈레반)은 우리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요했지만 우리는 목소리를 이용해 계속 투쟁할 것"이라며 "나는 이번 명령으로 절대 울지 않겠다. 다른 아프간 여성을 위한 목소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간 아프간 TV의 여성 진행자 대부분은 탈레반의 이번 지시가 있기 전까지는 머리와 목 등 일부만 가리는 스카프를 두른 채 방송에 임해왔다.

톨로뉴스 임원인 흐폴와크 사파이는 "(텔레반으로부터)전화로 엄한 지시를 받았다"며 여성 진행자의 마스크 착용은 선택 아닌 강요라고 박혔다.

탈레반 지시의 항의하고 여성 앵커와 연대한다는 뜻으로 톨로뉴스, 1TV 등 주요 뉴스 채널의 남성 진행자들은 함께 마스크를 쓰고 카메라에 서기도 했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 7일 여성에 대해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을 의무화했다.

당시 탈레반 최고 지도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샤리아에 따라 매우 연로하거나 어리지 않은 여성은 눈을 제외한 얼굴을 가려야 한다"고 했다.

이슬람권에는 여성 머리나 몸을 가리는 여러 전통 의상이 있는데, 부르카(눈 부위만 망사로 뚫은 채 얼굴 등 온 몸을 가리는 복장)나 니캅(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복장)이 얼굴을 가리는 대표 의상이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1996~2001년) 당시 샤리아를 앞세워 공포 통치를 했다.

음악, TV 등 오락을 금지하고 도둑의 손을 자르는 식이다. 불륜을 행한 여성은 돌로 쳐 죽였다. 당시 여성은 부르카를 의무적으로 착용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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