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가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USA투데이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전인지(28)가 3년 8개월의 기나긴 우승가뭄을 끊어내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전인지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CC(파72·683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5개를 적어내 3오버파 75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전인지는 막판까지 따라붙었던 공동 2위 렉시 톰프슨(미국), 이민지(호주·이상 4언더파 284타)를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전인지로서는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이후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3년 8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무관으로 지내오다 드디어 고대하던 우승컵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것도 4일내내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메이저 우승이었다. 상금은 135만 달러(약 17억5000만원).

전인지는 국내에서 활약중이던 2015년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고, 2016년 LPGA투어에 데뷔해 메이저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LPGA 투어 통산 4승 중 3승이 메이저 무대에서 거둔 승리다. 전인지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의 메이저대회에서 7연속 무승행진은 마감됐다.

전인지가 마지막홀 퍼트를 성공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USA 투데이

1라운드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선두에 올라선 전인지는 3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로 출발했다. 그러나 전반에만 4개의 보기를 범하며 고전해 한때 렉시 톰슨에게 2타차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끝내 뒤집기에 성공했다.

난코스에 만만치 않은 바람까지 이어진 가운데 3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전인지가 2, 4, 6번 홀 보기를 쏟아내며 고전한 사이 톰프슨이 초반 버디 두 개에 힘입어 단독 선두로 나섰다.

9번 홀(파5)에서도 샷이 흔들리며 보기를 써낸 전인지는 전반을 마쳤을 때 두 타 차로 밀렸다. 13번홀까지도 격차는 유지됐다.

그러나 톰슨이 16번홀(파5) 어프로치 미스로 한타를 잃는 사이 전인지가 버디를 잡아내며 동타가 됐고, 톰슨이 17번홀(파4)에서 또 보기를 기록하며 1타차로 전인지가 선두로 올라섰고 그대로 승부는 마무리 됐다.

2019년 6월 숍라이트 클래식 이후 우승이 없어 전인지만큼 우승컵을 간절히 원했던 톰슨은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며 2위에 만족해야했다.

루키 아타야 티띠꾼(태국)이 4위(3언더파 285타), 최혜진이 5위를 기록하며 신인왕 경쟁을 이어갔다. 김세영 김효주도 공동 5위.

세계랭킹 1위 고진영과 지난해 디펜딩챔피언인 세계 2위 넬리 코다(미국)는 공동 30위(4오버파 292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