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원자잿값 떨어지고 中·日 수입 증가…조선 후판 가격 인상 물건너가나 [비즈360]
수주 대박에도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 난항
경기침체 우려에 하락한 원자잿값 ‘부메랑’
日·中 수입 후판 늘어 철강업계 협상력 약화
충남 당진제철소 후판공장에서 생산된 뒤 쌓여있는 현대제철 후판 제품[현대제철 제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상반기 글로벌 수주 1위를 탈환하는 등 국내 조선업계의 활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원재료인 후판을 공급하는 철강업계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급락한 데다 일본과 중국 등 후판 수입이 늘면서 가격 인상을 위한 협상력이 약화된 영향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후판 단가 협상은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148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 중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한 물량은 994만 CGT로 46%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이어진 덕분이다.

그러나 지난달 말 시작된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하반기 조선 후판 단가 협상은 교착 상태다. 먼저 조선업계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세 차례에 걸쳐 후판 가격을 인상한 만큼 오는 하반기에는 후판 가격을 인하 또는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조선용 후판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1t(톤)당 10만원 인상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하반기 40만원, 올 상반기에 10만원이 올랐다.

조선업계는 또 최근 철광석과 원료탄 등 철강재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후판 가격 인상 요인이 제거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1t당 160달러에 육박했던 철광석 가격은 4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15일 1t당 104.69달러로 하락했다. 각국의 재정 긴축 정책으로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철강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1t당 670달러를 넘어섰던 원료탄 가격도 240.5달러로 급락했다.

지난 상반기 협상에서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근거로 조선업계에 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하반기 협상에서는 오히려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가격 인하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조선업계의 주장에 대해 철강업계는 원가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반박한다. 통상 철강재의 원재료 가격이 1분기 후에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3~4월 정점을 보였던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이 여전히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수입산 후판도 철강업계의 주장과 달리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산 후판 수입량은 54만9472t으로 전년 동기(22만9037t) 대비 140%가량 급증했다. 국내 시장에서 일본산 후판이 주로 조선용으로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입량 대부분은 조선업계에서 활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 저가 제품 위주인 중국산 후판 수입도 30만9672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0%가량 증가했다. 조선업계는 국내산 후판과 일본 및 중국산 후판을 시장 상황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며 함께 사용한다. 국내산 후판 가격이 급속히 상승하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후판 비중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일본재를 직수입하며 국내 가격 협상 카드를 이용하는 한편, 중국재 수입으로 하락한 유통시장 가격을 들어 실수요향 가격 인하나 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협상력 약화는 물론 실적 보전을 위한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