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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 케이팝 팬,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재생에너지 100%” 원해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최근 삼성전자의 RE100가입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전세계 1만 케이팝 팬들도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9일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은 멜론⋅바이브⋅플로⋅지니뮤직⋅벅스 등 국내 음원 서 비스에 ‘친환경 스트리밍’을 요구하는 1만 명의 청원과 함께 성명서를 전달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음원 스트리밍은 팬들이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임에도 현재 한국에는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스트리밍 사업자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라인 음원을 재생할수록 더 많은 탄소가 배출돼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셈”이라며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면서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고 청원의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로 케이팝포플래닛이 국내외 케이팝 팬 1천 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컴백 시기에 하루 5시간 이상 스트리밍한다고 답했다. 이는 일반 음악 소비자(2.6시간)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 등 국외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미 재생에너지 사용 100%를 달성하고, 협력사로 흐름을 확대해가고 있다. 반면 국내 사업자들은 기후위기 시급성에 비해 대응이 미흡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가령 멜론을 소유한 카카오그룹은 204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100% 사용(화석연료 변환 에너지 포함)을, 플로의 SK그룹은 2050년까지 탄소순배출량 제로가 목표다. 최근 네이버의 RE100가입으로 그나마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가 뚜렷한 바이브도 2040년에서야 전면 사용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수십년 뒤처진 수준이다.

이에 단체는 청원에서 국내 음원 서비스들에 2030년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하고,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재생에너지 100% 음원파일 상품을 출시, 기업의 의지를 보여줄 것을 기대했다.

이번 청원을 이끈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는 “국내 음원 플랫폼들의 뒤처진 기후 대응은 향후 그들의 설자리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면서 “케이팝이 여느때보다 높은 국제적 위상을 떨치는 이때, 케이 음악 플랫폼도 2030년 100% 재생에너지 사용 약속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시작된 이 청원은 한 달만에 53개국에서 1만 명이 참여했을 정도로 팬들 사이에서 큰 공감대를 샀다.

트위터 아이디 @yuwall0603의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은 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를 쓰는데 국내 음악 스트리밍 기업은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5시간 스트리밍이 앨범 한 장보다 탄소 배출이 많다니 매우 당황스럽다”는 트윗은 무려 1만8천회 이상 공유되기도 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의 설문에서도 응답자 70% 이상이 보다 친환경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갈아탈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다연 활동가는 “최근 실물 음반이 야기하는 환경 문제가 부각됐지만 스트리밍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크고 갈수록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보다 지속가능한 케이팝 산업을 위해서는 엔터사 뿐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케이팝 팬들이 주도하는 기후행동 플랫폼이다. 대표 캠페인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를 통해 플라스틱 음반을 줄이고 저탄소 콘서트를 제안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지속가능성을 요구해왔다. 이후 JYP엔터테인먼트의 한국형 RE100를 선언과 SM 엔터테인먼트의 유엔글로벌콤팩트 가입 등이 이어졌고, 지난 7월에는 BTS의 멤버 ‘제이홉'이 환경을 고려한 디지털 플랫폼 앨범을 내기도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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