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SKC의 필름가공사업 인수를 완료했다. 거래금액은 1조6000억원으로, 올해 국내 PEF 업계의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거래 중 가장 큰 규모다.

2일 한앤컴퍼니는 SK그룹 화학·소재 계열사 SKC가 모태사업인 폴리에스테르(PET) 필름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SKC미래소재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 지난 6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지 6개월만이다.

한앤컴퍼니는 시중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7%초반대로 인수금융 조달을 마쳤다. 그동안 금융투자업계에서 쌓은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으로부터 총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C는 지난 1977년 국내 최초로 필름사업에 진출, 시장을 선도해왔다. 산업·광학·포장용 산업필름 생산 분야에서 생산량 기준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모바일, 반도체 등 첨단 IT 기기와 산업용에 쓰이는 필름 제품을 생산하는 등 성장 안전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현재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용 첨단 소재 개발과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SKC의 필름사업은 지난해 매출 1조1319억원, 영업이익 689억원 등 양적·질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한앤컴퍼니가 국내 제조업 분야에 대한 풍부한 투자 경험은 물론 인수합병(M&A)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SKC 필름사업의 기업가치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행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앤컴퍼니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다수의 거래를 성사하며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왔다. 2020년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 및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부를 9906억원에 인수해 대한항공씨앤디를, 같은 해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 사업부를 3825억원에 인수해 SK에코프라임을 출범시켰다.

올해는 아시아 최대 규모인 15억달러(약 2조원)의 컨티뉴에이션 펀드 조성에도 성공했다. 기존에 인수한 쌍용C&E를 컨티뉴에이션 펀드로 재투자를 단행했다. 해당 펀드에는 글로벌 세컨더리 펀드 운용사인 콜러캐피탈이 기관투자자(LP)로 참여했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책임 있는 비즈니스에 대한 신뢰와 우호적인 투자 관계를 기반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또 하나의 우량기업에 대한 투자를 완료했다”며 “친환경 기술 고도화, ESG 경영 강화 등 SKC 필름소재사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