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尹대통령은 의원들과 통화 잦아
여의도 유행병으로… “尹心 없다 말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석희·신현주 기자] 정치권에 ‘난가병(나인가? 병)’이 유행이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전당대회)를 앞두고서다. 주 대상자는 ‘국민의힘 당권 후보‘들이다. 증상은 ‘윤심은 내게 있다’는 확신이다. 근거는 제 각각이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 또는 문자, 영빈관 행사 초청 등 다양하다. 1차 유행 시기는 전당대회 후보 등록 때까지로 전망된다. 느긋한 측은 되레 ‘용산’이다. 기침한번 안했는데 ‘충성 경쟁’이 치열하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의원은 지난 7일 부산으로 가는 길에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통상적인 덕담이 오간 것으로 전해지는 그 전화는 그러나 의미가 크다. 통화 시점이 묘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곧 ‘전대모드’로 전환된다. 가뜩이나 ‘윤심’의 향배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의 핵심 변인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전화 한통은 안 의원 입장에선 천군만마다. 물론 그렇다고 ‘윤심=안철수’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정치권에서 안 의원은 ‘비윤계’로 분류된다. 안 의원의 ‘나는 윤석열 정부의 연대보증인’ 주장 역시 아직은 찻잔 속 신세다. 그래도 윤 대통령의 전화 한통은 ‘난가병’의 충분한 근거가 된다. 최소한 윤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낙점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본인에게 유리한 것은 과장해 인식하고, 불리한 것은 못보거나 축소해 사고하기 마련이다.
‘신 윤핵관’으로 분류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최근 “나도 윤석열 대통령과 수시로 연락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윤 의원과 윤 대통령이 통화를 하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도 적지 않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윤 의원은 그러나 ‘윤심팔이’는 안된다고 주장 했다. 윤 대통령이 ‘친윤계’ 뿐 아니라 비윤계 의원들과도 전화 통화 등을 통해 폭넓게 소통하는 것은 결국 ‘보험’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이렇다할 주자가 없던 ‘친윤계’의 당권 주자로 김기현 의원이 급부상 했다는 시각도 있다. 친윤계 의원들의 공부모인 ‘국민공감’이 결국 당대표 선거에서 김 의원을 지지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 의원은 실제로 용산 관저에 초청돼 윤 대통령과 독대하기도 했다. 이후 ‘윤심=김기현’ 해석도 나왔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과 원래 수시로 통화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급부상과 함께 최근 정치보폭을 넓히고 있는 장제원 의원 역시 주목받고 있다. 장 의원은 주호영 원내대표를 향해 “수도권·MZ 당대표 반대”의사와 함께 “국정조사는 합의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가 차기 당대표 선거의 핵심 축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의도 난가병’의 핵심 원인은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윤심’에 목을 메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윤 대통령이 여러 해석이 가능한 관저 초청·통화·문자 등으로 개별 의원들과 소통 하면서 여의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분석된다. 정부 부처와는 달리 여의도엔 ‘2인자’를 두지 않은 윤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 역시 ‘난가병’ 확산의 요인이다.
‘내부총질’ 문자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던 권성동 의원이 ‘당권 도전’에 한 발을 걸친 것 역시, 아직은 ‘윤심’이 낙점한 인사가 뚜렷치 않다는 정세 판단이 배경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김장연대’는 수면 아래에 있고, 친윤계 대표 주자가 없는 상황은 원조 윤핵관의 ‘나인가?’라는 정치적 상상력을 키울 무대가 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하태경 의원은 한 방송사에 출연 “항상 윤심을 파는 사람은 있다. 대통령이 가만히 있으면 그걸 즐기는 것이다. ‘윤심은 없다’고 따끔한 말씀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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