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거래 절벽 속에 아파트 매매·전셋값이 속수무책으로 하락세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시장의 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 붙었다.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 보다 점점 많아지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집이 안팔리면서 아파트 실거래가도 역대 최대 하락률을 경신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1로 전주(73.1)보다 하락했다.

수급지수는 조사기간 내 상대 비교지만 단순 수치로만 볼 때 2012년 7월 첫주(58.3) 조사 시작 이후 약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최근 3주 연속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64.8로 지난 주(65.7) 보다 하락했다. 기존 시세보다 수억원을 낮춘 '급급매' 매물 위주로만 거래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총 559건으로 올 6월(1068건)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11월 거래량도 648건에 불과해 1000건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구별로는 은평·마포·서대문구 등이 있는 서북권의 지수가 지난 주 61.4에서 이번 주 59.5로 떨어지면서 60선마저 무너져 서울 5대 권역 중 최저를 기록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포함된 동북권은 지난 주 63.8에서 이번 주 63.4로 떨어졌다.

영등포·양천·동작·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63.5→62.4)과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동남권(73.5→71.9)도 하락했다.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아파트 실거래가도 역대 최대 하락률을 경신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실거래가지수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올10월 전월 대비 3.34% 하락해 연초부터 누적 하락률이 10.44%에 달했다.

이는 2006년 실거래가지수 조사 이래 연간 최대 하락률을 넘어선 수치다. 이전까지 연간 변동률로는 2008년(-4.01%)이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었다.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지수도 지난 10월 전월 대비 4.65% 떨어져 올해 들어 14.85% 하락하며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서울도 올 10월 기준 전월 대비 4.72% 떨어져 누적 하락률이 13.21%에 달했다. 이는 종전 최대 연간 하락률을 기록한 2008년(-10.21%)을 뛰어넘은 것이다.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1~10월 전체 공동주택 실거래가는 8.18% 떨어져 조사 이래 역대 최대 하락률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10.61% 하락했고, 서울(-8.28%)과 지방(-4.53%)도 일제히 조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