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아 더 챔피언.'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한 뒤 메시(트로피 든 선수)를 중심으로 시상대에 서서 환호하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마침내 월드컵을 품었다.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가 우승한 지 36년 만이다.

아르헨티나는 19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다옌 소재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디펜딩챔피언 프랑스와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앞서 우승을 차지했다.

자국에서 열린 1978년 대회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우승했던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에 3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남미팀으로는 2002 한일 월드컵 브라질 이후 20년만의 우승이다.

메시는 2014 브라질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딛고 35세의 나이에 마침내 월드컵 정상에 서는 감격을 누렸다. 이번 대회 7골 3도움을 올리며 아르헨티나를 우승까지 이끈 메시는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아르헨티나가 준우승을 한 지난 2014년에 받은 이후 두 번째로, 월드컵 역사상 최초다. 음바페가 실버볼, 모드리치(크로아티아)가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골든볼을 차지한 메시(왼쪽)에서 두번째)와 골든슈를 차지한 음바페(오른쪽 끝)가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엔조 페르난데스(왼쪽 끝), 골든글러브 수상자 에멜리아노 마르티네스와 포즈를 취했다./EPA

반면 1934-1938년 이탈리아, 1958-1962년 브라질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디펜딩챔피언 프랑스는 아르헨티나를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음바페는 후반 연속 골로 동점을 만들고 연장전에서도 3-3으로 다시 동점을 만드는 골까지 넣어 해트트릭을 작성해 득점왕(8골)에 올라 골든슈를 수상했다. 연장 막판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막아낸 아르헨티나의 GK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는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를, 21세 이하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영플레이어상도 아르헨티나의 엔조 페르난데스가 받았다.

월드컵 역사에 남을 만한 명승부였다.

35세로 황혼에 접어든 리오넬 메시가 평생 딱 하나 이루지 못했던 월드컵 우승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었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2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프랑스의 에이스 킬리언 음바페가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맞서 결국 연장 120분까지도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우승팀은 '러시안 룰렛'이라는 승부차기에서 가려졌다.

프랑스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음바페와 메시가 사이좋게 성공시켰다. 그러나 프랑스 코망의 킥이 GK에 막힌데다, 추아메니는 골문을 벗어나는 실축을 하고 말았다. 3-2로 앞선 상황에서 나선 아르헨티나의 4번째 키커 몬티엘의 슛이 들어가며 치열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은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경기는 후반 35분부터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로 전개됐다.

전반을 아르헨티나가 메시의 PK골과 디마리아의 추가골로 앞섰으나, 후반 35분 음바페가 PK로 따라붙은 뒤 1분만에 그림같은 시저스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전반을 득점 없이 비긴 양 팀. 그러나 연장 후반 3분 만에 마르티네스의 슛을 프랑스 GK 요리스가 쳐내자 메시가 쇄도하며 차 넣어 3-2로 앞서 나갔다. 이대로 끝나나 싶었지만, 종료 2분 여를 남기고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음바페가 성공시키며 해트트릭과 함께 또 다시 승부의 추를 맞췄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가 웃으며 '축구의 신' 메시의 마지막 꿈은 극적으로 이뤄졌고, '차세대 축구 황제'로 평가 받는 음바페는 60년만의 월드컵 2연패 꿈이 무산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