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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급 한푼도 안 쓰고 14년 모아야 ‘서울 내집’
국토부 2021 주거실태조사
집값 급등 주거비 부담 급증
경기·인천 포함땐 10년 걸려
[연합]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년을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집값이 폭등해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모아야 하는 기간이 2년가량 늘어난 결과다. 경기도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기준으로도 10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3면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21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급등한 집값 때문에 주택을 마련하기 위한 기간이 대폭 늘었다. 2021년 자가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 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전국 기준 6.7배(중윗값 기준)로, 전년(5.5배)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문재인 정권 내내 PIR가 5.4~5.6배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급등했다. 우리나라에서 집을 사기 위해선 가구별 연소득을 5.5년 정도만 모으면 되던 데에서 6.7년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수도권 PIR 상승폭은 더 컸다. 10.1배로, 전년(8.0배)보다 대폭 올랐다.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만큼 집값을 마련하기 위해선 연소득을 2년치 정도 더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서울 PIR는 14.1배나 됐다. 2020년(12.5배)과 비교해 역시 크게 뛰었다. 광역시(6.0→7.1배)도, 지역(3.9→4.2배)도 상승세가 뚜렷했다.

다만 PIR 상승추세는 올 들어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전국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하락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자가 보유자는 수도권에서만 늘어났다. 2021년 기준 전국에서 자가를 보유한 가구(자가보유율)는 60.6%로, 전년(60.6%)과 같았다. 주거안정을 강조한 문재인 정권 첫해인 2017년(61.1%)과 비교해 다소 줄어든 수치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같은 기간 53%에서 54.7%로 상승했다. 지난 해 수도권에서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공격적으로 내 집 마련을 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광역시(62.2→62.0%)와 도 지역(71.4→69.0%)은 자가보유율이 하락했다.

자기 집에서 사는 가구(자가점유율)는 감소세다. 전국 기준 57.3%로, 전년(57.9%)보다 줄었다. 5년 전인 2017년엔 57.7%였다. 자가보유율은 60%를 넘는 데 자가점유율은 60% 밑에서 하락 추세인 것은 집을 가졌으면서도 전세나 월세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가 많다는 이야기다. ‘갭투자’ 등 투자목적으로 집을 산 사람이 늘어나면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 간 격차는 벌어진다.

수도권에선 자가점유율이 49.8%에서 51.3%로 늘었다. 내 집 마련을 한 후 자가에서 거주한 가구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반면 광역시(60.1→ 58.6%)나 도지역(69.2→65.9%)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가구주가 된 이후 생애최초 주택을 마련하는 데 소요된 연수는 7.7년으로, 전년(7.7년)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7년(6.8년)과 비교해 1년 정도 더 길어졌다.

이번에 발표된 2021년 주거실태조사 연구보고서는 21일부터 국토교통 통계누리(www.stat.molit.go.kr)에 공개된다. 마이크로데이터는 품질 점검을 거친 후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정보제공시스템(www.mdis.go.kr)에 공개될 예정이다. 박일한 기자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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