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윤석열 캠프에서 청년본부장을 지낸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철규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차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출 못지 않게 청년 최고위원 선출 경쟁이 치열하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갈등을 겪으며 ‘당 대표 궐위 조건’을 선출 최고위원 5인 중 4인 이상의 궐위나 사퇴’로 못박으면서 최고위원의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내편’ 최고위원을 최소 2인 확보해야 하는 친윤계 당권주자들과 현역 의원 지원이 필요한 원외 청년 정치인의 니즈가 맞아 떨어지면서, 주요 당권주자를 등에 업고 ‘윤심’을 강조하는 청년 최고위원 후보도 등장하는 모양새다.

청년 최고위원 출마 러시에 첫 발을 뗀 건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다. 장 이사장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대선 경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1호 청년 참모로 모든 여정을 함께했다”며 “변함없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위해 최전방에서 싸우고 또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러닝메이트로 뛸 당대표 후보를 결정했냐’는 질문에 장 이사장은 “러닝메이트는 윤 대통령”이라고 답하며 ‘윤심 후보’ 이미지 선점에 나섰다. 장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출마 선언 결심을 마치고 김기현, 권성동, 장제원 의원에게 다 개별적으로 말씀드렸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함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장 이사장은 ‘김장 연대’를 비롯한 친윤계 의원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핵관’ 이철규 의원은 장 이사장의 출마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했고, 장 의원은 지난 6일 장 이사장을 공식적으로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장 의원은 의원실 입장문을 통해 “국민캠프에서부터 장 이사장은 아끼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장 이사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김기현, 권성동 의원께 최고위원출마 의사를 굳혔을 때 이미 말씀드렸고, 이분들 모두 ‘도와줄 테니 잘해봐라’는 식의 덕담을 건내주셨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권 의원은 ‘친윤계 당권주자’로 분류되는데, 지난 5일 권 의원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으로 사실상 ‘윤심이 김 의원에게 모였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26일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이사장의 라이벌로는 ‘친이준석계’ 김용태 전 최고위원, 지성호 의원, 장제원 의원실 출신의 김영호 전 보좌관 등이 거론된다.

‘이준석 체제’에서 청년 최고위원을 지낸 김 전 최고위원은 본지에 “일반 최고위원과 청년 최고위원 중 어느 직에 출마할지 고심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김 전 최고위원이 ‘일반 최고위원’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친윤계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당원투표 100%로 치러지는 선거는 결국 ‘윤심’을 강조한 후보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며 “여러 후보 중 한 명만 당선되는 청년 최고위원 선거보다 여러 후보 중 네 명을 뽑는 일반 최고위원 선거가 김 전 최고위원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이사장이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을 저격하며 ‘이준석계 최고위원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한 것은 사실상 ‘프레임 싸움’을 걸겠다는 의도”라며 “지금 상황에서 김 전 최고위원이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 나오면 ‘친윤 대 비윤’ 구도 형성에 일조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영호 전 보좌관[김영호 전 보좌관]

‘윤핵관’ 핵심 장제원 의원실 보좌진 출신인 김영호 전 보좌관도 주목된다. 김 전 보좌관은 지난 6일 청년 최고위원 출마를 시사했다. 김 전 보좌관은 여야를 아우른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광주광역시 출신인 김 전 보좌관은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보좌진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6월 장제원 의원실에 합류했다. 다만 장 의원은 이날 의원실 입장문을 통해 “김 전 보과관의 최고위원 출마는 장 의원과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탈북민 출신 비례대표 지성호 의원도 오는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한다. 지성호 의원실은 지난 6일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1월 8일은 지 의원이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국민의힘 1호 영입 인재로 정치에 입문한 날이자 한반도 평화를 빼앗아간 북한 세습 정권 김정은의 생일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