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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에서 시작해 ‘윤석열’로 끝난 與 전당대회[이런정치]
安측 “3.8 전당대회, 김기현 당대표 만들기 위한 대통령실 협작이냐”
“아무말 하지 않으면 아무일 일어나지 않는다” 이진복 발언 논란
“대통령실이 밀어줬는데도 ‘결선 투표’ 가면 전대 이후 잡음 생길 것”
김기현·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끝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윤심 논쟁’이 여전하다. 대통령실의 자중 압박으로 주춤했던 안철수 후보는 ‘안윤연대’ 대신 ‘기울어진 운동장’을 강조하며 막판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대통령실의 한마디에 지지율이 오락가락하는 이번 전당대회를 놓고 당내에서는 “이렇게 당대표가 되어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우 안철수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은 지난 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당대회는 정말 순수한 당의 행사냐, 아니면 처음부터 김기현 후보를 당대표로 만들기 위해 대통령실과 특정세력들이 벌이는 은밀한 협작이냐”고 직격했다. 앞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속한 단체 메신저 방에 김 후보를 홍보하고 안 후보를 비방하는 메시지가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실에 “빠른 시간 안에 사실을 확신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무겁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남은 기간 ‘대통령실 관계자’라는 익명의 사람들이 더 이상 전당대회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최근 이번 전당대회가 불공정하다고 적극 주장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일 SNS에 “이번 전당대회는 여러모로 낯선데, 대통령실·비대위·선관위 모두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의 피해의식이냐”고 적었다. 안 후보는 지난 2일 YTN라디오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서도 “대통령실이 불공정하다”며 “윤심을 판 후보가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경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저는 윤심을 팔 생각이 없이 ‘윤의 힘’이 되겠다고만 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이진복 정무수석이 24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김영삼도서관에서 열린 문민정부 출범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

안 후보의 발언은 “아무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의 ‘뒤늦은’ 반격에는 ‘위기의식’이 감지된다. ‘지지율 1위’였던 안 후보가 해당 발언 이후 2위로 밀려난 것을 극복하기 위한 취지다.

실제 지난 1월 25일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후, 안 후보의 지지율은 김 후보를 추월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월 31일~2월 1일 전국 성인 남녀 1005명(국민의힘 지지층 4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안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43.3%로 당대표 지지도 1위를 차지했다. 직전 조사보다 9.4%p 상승한 수치였다. 반면 김 후보는 직전 조사(40.0%, 1위)보다 4.0%p 감소한 36.0% 지지율을 기록하며 2위로 내려왔다.

하지만 이 수석의 발언 한 마디에 안 후보는 ‘1위’ 자리를 다시 김 후보에게 넘겨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월 8일 발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지지도에 따르면 김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조사보다 9.3%p 상승한 45.3%를 기록했다. 안 후보는 12.9%p 감소한 30.4%였다. 두 후보 간 지지율 차이는 14.9%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안철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 수석이 말했을 때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가장 높았기 때문에 1위 후보가 굳이 네거티브전에 뛰어들 필요가 없었다”며 “몸을 낮추고 안 후보의 강점인 ‘정책’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하는 안철수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했던 친윤계의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당내 주류 의원들이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기정사실화됐기에, 굳이 대통령실이 나서지 않았더라도 김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김 후보를 밀어주는 마당에 만약 결선까지 간다고 가정해봐라. 이는 정치적으로 보면 진 것이나 다름없고, 이렇게 당대표가 되어도 잡음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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