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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출산율 해법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걸림돌은 무엇?
기시다 “2035년 男 육아휴직 사용률 85%”
지난해 신생아 수 80만명 아래로…기록 이후 처음
노동계, 휴직자 해고 및 재배치 보복 우려
일본 도쿄 우에노 공원에서 벚꽃 구경을 하고 있는 일본인들.[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일본 정부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안으로 남성의 육아휴직 활성화를 내세웠다. 세계에서 가장 긴 노동시간을 줄이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포석이지만 휴직 이후 직장에서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여전히 일본 남성들이 육아 휴직을 선택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CNN은 26일(현지시간) 기시다 내각이 최근 내놓은 육아휴직 확대 정책이 일본의 출산율 제고 전략의 핵심이라고 평가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지난해 일본의 신생아 수는 1899년 기록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8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국가 출산율(가임 여성으로부터 태어난 평균 자녀 수)은 인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명에 미달하는 1.3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최근 “향후 6~7년이 저출산 추세를 역전시킬 마지막 기회가 될 것”라며 자녀 양육비 지원을 확대하고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 근로자 비율을 현재 14%에서 2025년 50%, 2030년 85%까지 늘리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2021년 통과된 관련 법안에 따라 일본 남성 근로자는 급여의 최대 80%를 받으며 4주간의 육아 휴직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법적 기반에 갖춰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 남성 근로자들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이와하시 마코토 젋은노동자들을위한노조(POSSE) 노조원은 “정부의 계획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지만 일본 남성들은 고용주로부터 해고당할 수 있다는 잠재적인 위험성 때문에 육아 휴직을 사용하기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육아 휴직을 사용한 뒤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다른 부서로 재배치 될 수 있다는 점을 여전히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기간제 근로자에게 두드러진다.

가토 히사카즈 메이지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은 수년에 걸쳐 육아휴직을 더 많이 받아들였지만 소규모 기업은 여전히 도입을 미루고 있다”면서 “영세한 기업들은 육아 휴직으로 인력 부족에 시달릴 것을 두려워하고 있고 이는 육아 휴직을 원하는 젊은 아빠들에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인정하며 중소기업에 대한 보상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관련 내용은 오는 6월 발표될 연간 정책 청사진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다만 이같은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출산율이 획기적으로 제고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높은 생활비가 일본 부부들이 아기를 갖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 컨설팅 업체 머서스의 생활비 조사에 따르면 도쿄는 외국인이 거주하기에 비싼 도시 중 9번째에 꼽힌다.

스튜어트 기텔 바스텐 홍콩과기대 교수는 “육아휴직을 늘리는 것은 좋은 정책이지만 일반적인 문화적 규범과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거시적 수준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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