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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라 전세 거래량 급감...보증보험 가입도 힘들어져
공시가격 역대 최대 하락 영향

서울 빌라 전세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역대 최대로 내려감에 따라 빌라 전세 수요가 더욱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공시가격 급락으로 전세보증보험 가입 한도 또한 내려가 세입자들이 위험을 안고 빌라의 임대차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전체 주택 시장의 전셋값 하락폭이 커져 아파트 전세에도 밀리는 가운데,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서울시 내 다세대·연립(빌라) 전세 거래는 7804건이 등록됐다. 지난 1년간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이어가며 올해 2월에는 지난 26일까지 5087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는 3178건이 등록됐는데, 거래 등록 신고 기한이 거래 후 30일 이내인 점을 감안해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서울시 내 아파트 전세 거래량의 경우, 지난해 3월 1만276건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1월(9439건)에는 1만건 밑까지 떨어졌지만 바로 다음 달 1만건 이상 회복했고, 올해 2월에는 전월(1만511건) 대비 약 2000건 많은 1만2515건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는 현재까지 7281건이 등록됐다. 빌라 전세는 지난해 ‘빌라왕’ 사건 여파에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세입자들의 선호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아파트와 비교해 빌라에서 사기성 거래들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해, 월세든 전세든 빌라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식으로 양극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락으로 빌라의 역전세 현상도 줄이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발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보면 수도권 빌라는 전년 대비 평균 약 6% 하락했다. 이에 앞서 정부가 전세사기 예방대책 일환으로 오는 5월부터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전세가율 100%에서 90%로 강화하기로 했다. 공시가격이 내리면,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위한 보증금 상한액 기준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빌라는 전세가율이 높은 주택이 많아, 현재 전세 가격을 유지하면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힘든 세입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집주인인 임대인 입장에서도 현재 전세 계약이 끝난 뒤에는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에 맞게 전세금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여윳돈이 없는 임대인의 경우, 다음 세입자를 바로 구하더라도 기존 세입자에게 내줄 전세금이 부족해질 수도 있다.

이에 전셋값 하락과 전세 사기 등으로 급증한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앞으로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 사고는 1121건, 보증 사고 금액은 2542억원으로 각각 역대 최대 기록이다. 결국 임대인들이 전셋값을 낮추는 대신 월세를 받는 반전세, 월세로 돌아서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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