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등에도 “터무니 없는 언행, 깊은 유감”
박홍근, 의원총회서 “언행 신중 기해 달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여야가 소속 국회의원을 포함한 당 내부 인사들에게 ‘금언령’을 내렸다. 국민의힘은 총선을 1년 앞두고 출범한 새 지도부에서 불거진 연이은 설화(舌禍)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자 내부 입단속에 나섰다. 여당의 실책으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도 소속 의원들에게 신중한 언행을 당부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최근 우리 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에서 일부 인사들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다”며 “앞으로 더 이상 이런 터무니없는 언행으로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일이 없도록 해줄 것 요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영향력을 주장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발언을 놓고 연일 지도부를 겨냥하는 홍준표 대구시장 등 원외 인사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수 차례 자중을 촉구했음에도 오히려 당 내외에서 이를 증폭시키는 듯한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서울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의 비공개 도시락 오찬에서도 “최근 당 내 구설에 대한 발언이 추가적인 논란을 부를 수 있으니 가능하면 언급을 자제해 달라”, “윤리 및 성 비위 관련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유념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모두발언에서도 “큰일을 하려고 하면 집안 식구부터 잘 단속해야 한다”며 “조직 내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로 당 밖 다른 국민과 외부 인사가 눈살을 찌푸리지 않도록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해주기를 당부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는 최근 당 지지율 하락세를 극복하려는 김 대표의 ‘기강 잡기’ 행보 연장선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새 지도부를 선출한 3·8전당대회 이후 내리 하락세다. 주된 원인으로는 ‘당심 100%’로 선출된 지도부의 확장성 한계와 한 달 내내 불거진 김재원·태영호·조수진 최고위원의 설화가 꼽힌다. 최근에는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산불 중 골프연습’ 논란도 일었다.
민주당도 소속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의원총회에서 여당 내 설화를 언급하며 “우리 의원들은 언행에 신중을 기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을 향한 과도한 비난과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자제도 당부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의 실책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4월1주차 정당 지지도 주간집계 결과 민주당은 45.9%, 국민의힘은 37.0%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은 3월2주차 조사 이후 한 달째 국민의힘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단속에 따라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등을 계기로 수면 위로 드러난 친명·비명 간 갈등도 잠잠해질 전망이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