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반대’ 공세 vs ‘괴담’…국힘 판정승?
이낙연 귀국으로 민주 내홍 긴장도도 가중
국힘은 ‘전자파 참외’ 오명에 ‘민주 책임론’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지지율 하락 국면이 뚜렷해지면서 위기감에 휩싸였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과 정부 대응에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김은경 혁신위’를 띄운 가운데서도 확실한 지지율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단 우려에서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 귀국으로 계파 간 긴장감도 팽팽하게 고조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지율 상승세로 자신감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오염수 관련 민주당 주장을 ‘괴담’이라고 역공세를 펼친 효과로 보고, 최근 전자파가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온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괴담’과 묶어 야당 책임론을 한층 불지핀다는 계획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민주당 지지율 하락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 지지율을 보면, 민주당은 2주 전 조사보다 0.4%포인트(p) 내린 43.8%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같은 기간 1.2%p 올라 38.0%으로 집계됐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여전히 국민의힘을 앞서고 있지만, 서울에서 3.4%p, 광주·전남에서 2.7%p가 하락했고, 30대(5.4%p↓)에서 크게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총선을 9개월여 앞둔 시점에 지지율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앞선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뒤쳐지거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한국갤럽이 23일 발표한 6월 4주차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31%, 국민의힘은 35%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35%로 2주 전 조사보다 4%p 오르는 동안 더불어민주당은 1%p 내려 25%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에서 5%p였던 양당 지지율 격차는 10%p로 벌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이 ‘오염수 반대’ 장외집회에 당력을 집중하고,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압박하는 등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에도 지지율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자, 민주당 일각에서는 화살을 내부로 돌리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도부가 전권을 주겠다고 선언한 ‘김은경 혁신위’가 사실상 친명(친이재명)계 인사 구성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등에 대한 미온적 대응이 이어지면서 반등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이런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전격 귀국하면서 ‘역할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전 대표가 귀국 일성으로 “못다 한 책임을 다 하겠다”고 말한 만큼 정치권 복귀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봉하마을 방문,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등을 시작으로 정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가 이 전 대표와의 통화에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화합 메시지를 보낸 만큼 당분간은 화합 무드가 조성되지만, 향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이나 지지율 추가 하락 국면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둘러싼 비명계 결집이 가속화될 여지도 충분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혼란을 겪고 있는 틈을 타 지지율 상승세 고착화에 나선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민주당 주장을 반박하는 역공세를 예비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가 잇따라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데 이어, ‘사드 전자파 참외’라는 오명을 쓴 성주 참외를 시식하고 민주당을 비판하는 어민들의 강연을 청취하기로 했다. 이는 모두 야당의 주장이 ‘괴담’이라는 주장을 강조하는 행보다. 일본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야당 공세 역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선전·선동이라고 비판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