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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민 탄핵 역풍’ 있다? 없다?…“노무현 탄핵과 비교불가” [이런정치]
與 “노무현 때처럼…민주당 총선 역풍”
전문가 “사안 달라, 총선도 멀다” 분석
이상민 총선차출시 與에 ‘재역풍’ 전망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6일 충북도청에 마련된 오송 지하차도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양근혁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되면서, 애초부터 ‘무리한 탄핵’을 추진했다는 비난 화살이 더불어민주당에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추진 후폭풍으로 17대 총선에서 참패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사례를 들어 “민주당에 총선 역풍이 일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대통령과 장관 탄핵의 정치적 파장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이유로 미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도의적 책임’조차 지지 않는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론이 대세가 되면 야권 승리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27일 정치권에서는 이 장관 탄핵 기각이 8개월여 남은 22대 총선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를 전화위복으로 총선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눈치다. 특히 앞서 17대 총선 직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집권여당 지지를 촉구하는 발언으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제기한 탄핵안이 헌재에서 기각됐고, 노 전 대통령이 이를 총선 승리로 반전시켰다는 전례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대는 현재로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대통령과 장관에 대한 탄핵은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탄핵이 기각됐다는 것 외 공통점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차재원 부산카톨릭대 특임교수는 “노 전 대통령은 말 그대로 국민이 뽑은 대표자다. 이에 (총선에서)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왜 국회의원들이 우리 뜻을 대변하지 않느냐’는 민심이 우세했던 것이고, 이상민 장관은 국민이 뽑은 선출직이 아니라는 차이점이 크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탄핵소추 사유의 차이점에 주목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정치적 발언에 대한 심판이었지만, 이 장관은 실제로 159명의 생명이 희생된 참사의 책임을 두고 탄핵소추가 이뤄졌다”면서 “이 장관의 경우 도의적 책임의 문제는 남을 수 있지만 총선까지 기간이 많이 남았기에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과 이 장관 탄핵 기각 결정과 총선 사이의 기간 차도 크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200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3월 국회에서 의결됐다. 총선 전 한 달여 기간 사이 ‘동정론’이 크게 불붙으면서 열린우리당이 압승했다. 이후 헌재는 5월 탄핵안을 기각했다. 반면, 이 장관에 대한 탄핵 기각 결정은 총선을 8개월여나 앞둔 상황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정의당 장혜영,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안과에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

향후 이상민 장관 거취 변수에 따라 총선 영향이 커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의 거취에 대해선 최근 ‘총선 출마설’ ‘국무총리설’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신율 교수는 “이 장관이 다음 무슨 행보를 고려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민주당이 그를 ‘스타’로 만들어줬다는 것”이라면서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민주당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이 일단 장관직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선 여권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차재원 교수는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려면 이 장관이 결단해 물러난다고 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누적되면 총선 때 여권이 상당한 정치적 데미지(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장관의 총선 출마에 대해서도 “여당이 상당히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각의 ‘총리설’에 대해선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한 교수는 “민주당이 찬성표를 던지겠느냐”고 반문했다. 장관 등 다른 국무위원과 달리 인사청문회 인준 표결이 필수적인 총리 임명에 민주당이 협조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총선 영향을 차치하고라도 민주당이 상당 부분 정치적 손해를 입었다고 보는 목소리도 있다. 이준한 교수는 “헌재 판결을 보면 정치적 탄핵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넣은 것 같다”면서 “향후 비슷한 사례로 탄핵을 시도하기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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