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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추경 집념’ 배경엔?…“총선 돈풀기, 사전 방어” [이런정치]
예산권 없는 야당, 추경 주장 현실성 의문에도
내년 ‘총선’용 추경편성 가능성에, 이슈 선점 대응
“야당은 계속 압박, 편성되면 ‘주장 관철’ 효과”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수개월째 정부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추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예산 편성 권한이 없는 야당의 추경 주장은 ‘메아리 없는 외침’ 꼴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 대표와 민주당은 추경에 대한 ‘집념’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돈 풀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경 이슈’를 선점해 정부의 돈 풀기 효과를 최소화 시키겠다는 정치적 판단이 엿보인다.

28일 민주당 안팎에 따르면 당내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주장하는 ‘35조원’ 규모 추경의 현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국세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십조원 규모의 추경을 위한 재원 마련에 뾰족한 수가 없고, 예산권은 기획재정부 고유 권한이기에 정부 추경안 제출 없이 야당 단독으로 이를 추진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연일 추경 편성을 촉구하고 있다. 전날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서도 이 대표는 “재정의 주인은 납세자인 국민인지, 기획재정부나 정부가 아니다”라며 “민생경제가 절박하고 어려운데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곳간 문을 잠그고만 있다면 ‘세금을 왜 내야 하느냐’는 국민 질책을 어떻게 피할 수 있겠느냐”고 정부 결단을 촉구했다.

추경을 주장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민생 정당’으로서 면모를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최근 이어진 물가 상승과 전국적 폭우 피해로 민생경제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야당으로서 ‘정책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며 ‘수권 역량’을 내세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올초부터 7개월째 이어가는 추경 주장이 실제 정부의 추경 집행을 대비한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경기 악화가 지속되면서 올 하반기께 정부가 추경을 검토, 집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돈 풀기’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점에서다. 구체적으로 시점을 추석 전후로 보는 전망도 있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역대 어느 정부도 총선을 앞두고 추경을 포기한 적 없지 않느냐”면서 “정부 입장에서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선거운동이라고 할 만큼 추경은 여론 환기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경은 여당에 유리한 이슈지만 재정 책임도 여당이 질 것이고, 야당은 계속 압박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야당발(發) 추경 압박은 정부가 추경 편성에 나서지 않는 동안 ‘민생 경제’ 프레임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고, 이후 추경이 가시화될 경우엔 “야당 주장이 관철됐다”는 프레임이 가능할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이다.

현재로서 정부여당은 추경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이 대표의 ‘수해 복구 추경편성’ 주장에 대해 “추경은 안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올해 세수가 30조∼40조원 부족할 것 같은 상황이어서 정부 지출을 늘리는 것은 결국 국가부채를 늘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건전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 국제적인 신인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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