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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극적 생환’…李의 시간이 시작됐다 [이런정치]
구속영장 기각 기사회생…檢에 일격
‘사법 리스크’ 덜고 당권 재정비 속도
영장심사서 ‘증거인멸 우려’ 적극 반박
친명체제 공고, 비명 압박 수위도 관심
서울중앙지법이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재명 대표가 2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고 구속 기로에 섰던 이 대표가 돌아오면서 다시 ‘이재명의 시간’이 시작됐다. 이 대표는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 준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우선 이 대표는 자신의 발목을 수없이 잡아 온 ‘사법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낸 만큼, ‘이재명 체제’로 민주당 당권을 재정비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자신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거듭한 검찰에 일격을 날리고 향후 윤석열 정권에 대한 공세 수위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기각 결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8일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피의자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21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전날 영장심사가 진행됐다.

심사는 전날 오전 10시7분께부터 오후 7시24분까지 9시간17분 간 이뤄졌다. 결과가 발표된 새벽 2시25분께까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던 이 대표는 절차를 마치고 3시50분께 서울구치소 정문을 빠져나왔다. 영장심사가 시작된지 18시간여 만이었다. 서울구치소 앞에는 민주당 의원 수십 명과 지지자들이 모여 이 대표를 마중했다.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히며 “정치란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여야, 정부 모두 잊지 않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그런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모레면 즐거워야 마땅한 추석이지만, 국민들의 삶은, 우리의 경제, 민생 현황은 참으로 어렵기 그지없다”면서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 나라 미래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기를 정부여당도, 정치권 모두에게도 부탁드린다”고 했다.

민주당도 “사필귀정”이라고 법원 판단을 환영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영장 기각 결정이 발표된 직후 낸 논평에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야당 탄압과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이날 영장심사에서 검찰과 이 대표 측은 증거인멸 우려 등 이 대표 구속 필요성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이 대표는 장기간 단식으로 몸이 쇠약해진 상태인데도 판단 근거를 제시하라고 직접 따져 묻는 등 검찰 주장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최후 진술에서도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 돼 (대장동·백현동 개발 등) 공적(公的) 개발을 추진한 이후 세상의 공적(公敵)이 된 것 같다. 하루도 빠짐없이 검찰 수사가 이어지는 것이 억울하다”며 “(정치를 하며) 한 푼의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날 영장이 기각되면서 이 대표는 장기간 단식으로 인한 회복 치료를 마무리한 뒤 당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그의 발목을 잡아 온 사법 리스크의 최정점에서 생환하며 향후 정치적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대표가 당내에서 이전보다 더욱 선명한 ‘친명(친이재명) 체제’를 완성해 당 장악력을 끌어올려 총선까지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관측이다.

원내지도부 역시 비명(비이재명)계 색채의 ‘박광온 체제’와 달리 친명 색채가 뚜렷한 ‘홍익표 체제’로 전환되면서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으로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치러 승리하겠다”는 일성을 밝혔다.

이 대표 복귀 이후 비명계에 대한 당 주류 세력의 압박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앞선 체포동의안 가결 국면에서 격앙된 친명계는 가결 투표를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징계 가능성을 거론해오고 있다. 비명계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공천 학살’ 공포감도 드리워진 상황이다.

다만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나 불구속 기소 등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사퇴 요구 등 비명계 목소리가 지속될 수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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