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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내 애인도 ‘남장’ 여자?” 유명인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어쩌다 이런일?
남현희 펜싱아카데미 SNS에 올라와 있는 전청조 씨(우)의 모습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강아지가 귀여운데 이름이 뭔가요?…잘생긴 홍콩 백만장자의 갑작스러운 관심에 무심코 답했다가 억 소리 나게 털린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가 재혼 상대라고 밝힌 ‘재벌3세 사업가’ 전청조 씨가 ▷여성이라는 주장 ▷사기와 연루됐다는 의혹 등이 일파만파 퍼지며 새삼 ‘로맨스 스캠’의 위험성에 관심 쏠리고 있다. 특히 로맨스 스캠의 피해자 10명 가운데 7명이 여성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 뉴욕의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발표한 ‘2023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스캠(Scam)편’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가상화폐 스캠 피해 가운데 1인당 피해액이 가장 많은 유형은 로맨스 스캠이었다.

로맨스 스캠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성, 혹은 동성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신뢰를 형성한 뒤 금전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같은 남성에게 여성인 척, 여성에게 남성인 척 성별을 속여 접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과거에는 타인의 사진을 내걸고 직업과 나이, 성별을 감춘 채 연인 관계로 발전해 돈을 요구하는 수법이 대다수였다면 최근에는 투자 등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한층 교묘해졌다.

로맨스 스캠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 [독자 제공]

접근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 등을 통해 “강아지가 귀여운데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는가 하면 피해자가 올린 풍경 사진을 언급하며 “이 장소가 어딘지 궁금하다”고 대화를 유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타깃은 주로 여성이다. 고려대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석사 과정 박범진 씨의 ‘로맨스 스캠 현황 및 대응방안’ 연구 결과 로맨스 스캠 피해자 71.4%(200명)가 여성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연령별로 살펴보면 전체 피해자의 87%가 20~30대로 집계됐다. 20대가 52.1%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5.4%로 그 뒤를 차지했다.

피해 규모도 나날이 커지는 실정이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억2000만원이었던 로맨스 스캠 피해액은 지난해 39억6000만원으로 3년 새 12배가 넘게 증가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정원에 접수된 피해 건수도 총 281건으로 합산 피해액만 92억2000만원에 달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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