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정 사피온 대표가 16일 출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손에 들어보이고 있다. [사피온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자회사 사피온(SAPEON)이 16일 두 번째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출시했다.

‘X330’은 전작인 ‘X220’보다 성능은 4배, 전력 효율은 2배 향상됐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생성형 AI의 핵심 기술인 거대언어모델(LMM)을 지원하는 점도 특징이다. 주요 고객사들과 시제품 테스트 및 검증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X330을 앞세워 글로벌 AI 서비스 기업과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020년 국내 첫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220을 출시했던 사피온은 이날 3년 만에 후속작 X330을 공개했다. X330은 대만 TSMC의 7 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된 제품이다.

기존 X220 대비 4배 이상의 연산 성능과 2배 이상의 전력효율을 확보했다. 올해 출시된 경쟁사 동급 제품과 비교하면 연산 성능은 약 2배, 전력 효율은 1.3 배 이상 우수하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X330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높은 전력비용과 탄소배출을 절감할 수 있어 기업의 ESG 경영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피온이 16일 출시한 두 번째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 [사피온 제공]

X330은 또한 동영상 관련 프로그램의 처리속도 향상을 위해 비디오 코덱(Video codec) 및 비디오 후처리(video post processing) IP를 내장했다. 내장된 하드웨어 IP를 통해 4채널 4K 60fps 동영상 입력 처리가 가능하다.

아울러 X330은 클라우드를 통해 추론 결과를 바로 전달해 줄 수 있는 연결성을 갖췄다. AI 추론 플랫폼 소프트웨어 및 SDK(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도 함께 제공한다.

류 대표는 X330이 AI 인퍼런스(추론용)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옴디아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AI용 데이터센터 서버 규모가 2022년 160만대에서 2027년 619만대로 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순히 데이터센터 시장이 커지는 것 뿐만 아니라 자세히 보면 AI 인퍼런스 시장이 AI 트레이닝(학습용) 시장보다 성장세가 5% 더 가파르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X330은 추론용 신경망 처리장치(NPU)로서 전작인 X220에 비해 응용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보다 다양한 분야와 산업군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사피온은 X330이 기존 X220 대비 4배 이상의 연산 성능과 2배 이상의 전력효율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출시된 경쟁사 동급 제품과 비교하면 연산 성능은 약 2배, 전력 효율은 1.3 배 이상 우수하다. [사피온 제공]

류 대표는 “산업 전 분야에서 AI 반도체 활용도를 높여 고도의 AI 기술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제공하고, 모두가 첨단기술 발전의 혜택을 향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공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하나금융그룹 내 다양한 AI 서비스를 사피온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한 데 이어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의료·보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을 비롯한 SK그룹의 수많은 AI 서비스 역시 사피온 제품을 통한 최적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류 대표는 “이러한 국내 사업 이력들을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며 “실제로 현재 글로벌 데이터센터들과 많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피온은 이번에 출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인 X330과 함께 향후 자율주행 자동차용 |P(반도체 설계자산), CCTV 등 고성능 엣지 디바이스용 AI NPU도 선보일 계획이다.

류 대표는 “향후 X430, X530을 통해 새로운 챕터를 쓸 것”이라며 “X430 출시 시점은 2025년 말 또는 2026년 초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