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2개와 무선 안테나가 들어있는 알약. [연구팀 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알약 형태의 소형 전자기기를 삼키면 신체 내부에서 호흡, 심박수 등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해 환자의 아편 중독 위험 정도를 탐지할 수 있게 됐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은 디바이스(Device) 저널에 발표된 이 ‘전자 알약’이 아편 중독 환자들을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낼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알약 안에는 두 개의 작은 배터리와 데이터 전송을 위한 무선 안테나가 포함돼 있다.

지오반니 트래버소 매사추세츠 브리검 여성병원의 위장병 전문의이자 논문 주저자는 “알약이 머무는 위는 심장과 폐에 가깝기 때문에 신호를 보내준다”며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진단이 가능하고 다양한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기에 환자들이 의료 서비스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원리는 이렇다. 아편에 중독되면 자연스러운 호흡이 어려워진다. 이는 수면 무호흡증과 증상이 비슷하다.

위에 머물고 있는 알약은 환자의 호흡이 멈추는 시점을 감지할 수 있고 그 정확도는 92.7%에 이르기에 신호를 감지한 의료진이 호흡과 심장박동이 멈추려는 환자를 구해낼 수 있게 된다.

아편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는 2021년에 8만411명으로 급증해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여러번의 실험을 통해 인체 내에 들어간 알약이 안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으며 모든 참가자는 실험 후 며칠 후에 무리없이 대변으로 알약을 내보냈다고 매체는 전했다.

연구팀은 알약이 아편 뿐만 아니라 합성마약 펜타닐 중독자에게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펜타닐 역시 과다 복용시 호흡을 멈추게 한다.

연구팀은 마취한 돼지에게 펜타닐을 투여한 뒤 알약을 위에 넣고 돼지의 호흡률을 실시간으로 측정했다. 알약은 돼지가 호흡을 멈추는 위험한 순간마다 신호를 보내 해독제를 넣을 수 있도록 도왔다.

트레버소 박사는 “미래에는 이 알약이 아편 과다 복용, 기타 호흡기 및 심장 질환을 포함한 질병에 두루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